'코로나19' 확산에 국민 구출작전…페루 140명·필리핀 1200명·밀라노 350명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3-18 15:52 수정일 2020-03-18 16:03 발행일 2020-03-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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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관광객 끊긴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코로나19로 관광객 끊긴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연합)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각국이 국경봉쇄에 나서면서 한국인이 해외에서 예기치 않게 발이 묶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페루 정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국경을 폐쇄하면서 한국인 관광객 150여명의 발이 묶였다. 이 중 84명은 수도 리마에서도 1000㎞ 정도 떨어진 쿠스코에 머물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조기 귀국을 희망하시는 분이 약 140명”이라며 “페루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물론 쿠스코에서 수도 리마까지 이동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상황을 봐가면서 임시 항공편 투입을 검토할 것”이라며 “인근국에서 임시 항공편을 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멕시코에서 운항할 예정인 전세기를 한국 국민들도 일부 이용할 수 있는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리핀도 한국인이 5만∼6만명 체류하고 있는 북부 루손섬을 17일부터 봉쇄하면서 교민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외교부 1차 집계 결과 출국을 희망하는 인원은 1200명 정도다.

고위당국자는 “기존 항공편을 대형 기종으로 변경하든지 증편하든지 해서 귀국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임시항공편을 투입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도 현지 교민회를 중심으로 직접 항공편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주밀라노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만 귀국행 항공편 탑승을 희망하는 구민이 350명 정도로 파악됐다.

이 당국자는 “민간 항공사가 최소 탑승객이 확보되면 운항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탈리아가 이런 케이스”라고 말했다.

호주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이날 회견에서 자국민의 출국을 전면금지하겠다고 밝혀 17만 명에 달하는 호주 체류 한국민에게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고위당국자는 “호주가 외국인 출국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없는데 호주와 접촉해 출국하고자 하는 국민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협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나라가 갑자기 출입국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재외국민이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임시항공편 투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