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정책여건 감안해 기준금리 인하 여부 결정할 것”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0-03-04 19:26 수정일 2020-03-04 19:36 발행일 2020-03-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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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하는 파월 연준 의장 <YONHAP NO-0299 번역> (AFP)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뒤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경제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0%포인트 긴급 인하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시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은은 4일 연준의 기준금리 긴급 인하에 따른 영향 등을 검토하기 위해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었다.

한은의 긴급간부회의 진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3월중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에 대한 기대감이 속속 나왔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최근의 정책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임시 금통위 개최와 관련해서는 과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여부를 예단하여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2월 금통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3월중 정점에 오른 뒤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한은의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려면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확산될지 그리고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가정에 기초할 수밖에 없다”며 “당시 경제전망은 이번 사태가 2분기 이후 점차 진정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이 실제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따라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될지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로 국내 통화정책 여력이 커지고 실효하한이 내려갔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이번 미 연준의 금리인하로 미국의 정책금리가 국내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며 “이로 인해 자본유출 우려 측면에서만 본다면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폭이 다소 넓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효하한이라는 것은 자본유출 측면만을 고려해 추정되는 것은 아니며, 실물경제 파급효과나 금융안정 측면의 부작용 등 여러 측면에서도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동시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생산활동 위축은 기본적으로 보건·안전 위험에 기인한 것이어서 통화정책만으로 그 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정책 운영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 연준이 임시 FOMC를 열어 전격적으로 정책금리를 인하한 만큼, 한은이 금리 인하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데 지난 2월 금통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생산활동 위축은 기본적으로 보건·안전 위험에 기인한 것이므로, 금리 인하보다는 선별적인 미시적 정책수단을 우선 활용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어제 G7 재무장관·중앙은행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뒤이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것도 당장에 실물경제 진작효과를 기대한다기보다는 단기간 내 급격히 확대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는데 일차적인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설명했다.

향후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 연준은 향후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 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금리인하 및 인하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25bp의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