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다. 국내 금융권 수익성도 떨어지게 생겼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1~1.25%로 0.5%포인트 낮췄다. 오는 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기습적으로 나섰다. 0.5%포인트 내린 인하폭 또한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다. 그동안 0.25%포인트씩 낮춰왔다. 그만큼 연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한국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낮출 여력이 있어서다.
국내 금융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지난주만 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주일 만에 사정이 급변했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은행의 이자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국내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보다) 0.11~0.12% 떨어질 것 같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상당한 데다 시장금리는 약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평균 0.09% 내릴 것으로 가정해왔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굴리는 자산 단위당 이익률이다. 수익성을 평가하는 데 쓰인다. 대손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대손비용은 대출금 같은 매출 채권 가운데 회수할 수 없게 된 금액을 뜻한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얼어붙자 경기 침체 위기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저금리 환경에서 보험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졌다. 지난해 대형 보험회사들이 적자를 내거나 흑자더라도 반 토막 난 곳이 허다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러스 확산세가 앞으로 금융시장 가격 변수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