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안감에 투자자금 金·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대피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2-24 16:04 수정일 2020-02-24 16:05 발행일 2020-02-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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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급락·환율 급등 출발<YONHAP NO-1576>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마스크를 쓴 딜러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진자 급증 등 코로나19가 전방위로 확산하자 금융시장에 충격이 커지고 있다. 불안에 빠진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주식 대신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대피하면서 금값과 환율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940원(3.09%) 급등한 6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금값은 지난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장중 6만528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값의 상승은 코로나19 확산과 전주의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값은 지난 17일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있고 올해 들어서만 13.96%나 급등했다.

국제 금값 역시 크게 올랐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1.73%(28.00달러) 오른 온스당 1644.6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13년 2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 역시 1220원을 넘기며 폭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원 (0.91%) 오르며 1220.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6.3원 오른 1215.5원에 출발한 환율은 상승폭을 더욱 키우며 마감했다.

앞서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이나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 증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 환율 방향성은 국내 확진자수 증가 속도와 맞물리게 될 가능성 높다”면서 “최근 흐름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원화의 전고점(1221원) 이상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판데믹(Pandemic)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물론 원화 약세 심리도 확대되는 중”이라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과 금값은 국내 확진자 수 흐름에 크게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분수령을 맞이하게 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금값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등이 낮아지면 실물자산인 금의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질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피해 복구를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확대 정책은 실물자산인 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값 상단을 온스당 1700달러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