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아직 저가매수 시점인지?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0-02-24 15:38 수정일 2020-06-12 23:55 발행일 2020-02-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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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장주이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출렁이고 있다. 연초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으나, 코로나19가 가져올 경제 충격에 저점 매수 기회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가는 중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400원(-4.05%) 하락한 5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달 말 5만600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환자수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6만원대로 올랐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날 다시 5만6000원대까지 내려왔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3500원(-3.4%) 하락한 9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코로나19 확진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와 비슷한 모양의 주가 곡선을 그려오고 있다. 지난달 말 9만300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10만5000원대로 반등했으나, 금세 10만원선이 붕괴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에 오른 ‘대장주’인만큼 각 기업의 실적 뿐 아니라 코스피 등락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올해 초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지난달 나란히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으나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하면서 코스피가 꺾이자 동시에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이를 저점 매수 기회라 판단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고 국내 확진자 수가 지난주부터 폭증하기 시작하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를 달성할지 조차 의문이라는 것.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IT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현물 시장에서의 거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수요 위축 영향으로 1분기 메모리 출하는 예상치를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상황이 매우 좋지 않게 흘러가면서 설비투자도 계획 대비 지연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하반기 메모리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반도체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전공정의 자동화로 생산직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노동 집약적이지 않고 기술 집약적이다”라며 “또, 신규 재고 축적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주가 조정 국면 후 반등 시 다른 업종들보다 반등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IBK투자증권 김예은 연구원은 “향후 코로나19 확산 이슈에 따라 단기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장기적인 지수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며 “대표 성장주인 반도체에 대한 매수 기회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