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간 3.6% ‘뚝’…코로나19에, 韓증시 中보다 더 빠졌다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2-23 16:02 수정일 2020-02-23 16:03 발행일 2020-02-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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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락 마감<YONHAP NO-3647>
코스피가 32.66포인트 하락한 2,162.84로 장을 마감한 지난 21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이 오르며 1209.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사진=연합)

코스피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 초반만 해도 중국 증시의 타격이나 중국 경제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되레 코스피의 타격이 더 심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2.66포인트(1.49%) 하락한 2162.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한주간 80.75포인트, 3.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도 2.13% 올랐다.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이 치솟은 것은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한주간 4.2% 올랐다. 코로나19 사태의 시작도 중국이었고, 사태 초반만해도 증시 급락을 겪기도 했지만 정부차원에서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덕분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판단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인민은행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인하 결정에 힘입어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탔고,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둔화, 경기부양 기대감 지속 등으로 증시가 오름세를 보였다”며 “지난 20일엔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 10bp(1bp=0.01%포인트) 인하 등 추가 부양책 시행이 중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증시 뿐만 아니라 일본니케이225(-1.27%),대만가권(-1.09%)지수 등과 비교해도 코스피의 하락세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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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당분가 코로나 19사태로 코스피의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중국 내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과 글로벌 확산을 대비한 인적이동의 위축이 이슈였다면, 이제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 등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졌다”며 “한국이 유일하게 전염병의 지역사회 감염을 겪은 것은 신종 인플루엔자 시기였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는 74만명의 감염자와 26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5월 최초 감염자 발생 이후 5% 수준의 조정을 겪은 데 이어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증시는 재차 11% 조정을 받았다”고 했다.

또 그는 “감염자 증가율이 1% 수준으로 진정될 때 증시 바닥을 확인하고 외국인이 순매도를 멈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둔화 중이나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블룸버그 등 외신이 지난 20일 한국 신규 확진자 수 발표를 주요 뉴스로 보도하자 외국인은 당일 코스피200 선물을 6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달러당 115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00원대로 껑충 뛰었다. 특히 원화는 세계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도 가치 하락폭이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와 국내 확진자 급증에 따른 소비 부진이 겹쳐 외환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원화를 팔아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재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해 말보다 4.6% 떨어졌다. 달러당 1156.4원에서 1209.2원으로 53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원화 가치 낙폭은 경제 규모가 큰 신흥시장 10개국(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러시아·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 중 3번째로 컸다. 브라질 헤알화(-8.6%)와 남아공 랜드화(-7.4%)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원화 가치가 유독 많이 떨어진 것은 중국 경기둔화, 중국산 부품 수입 차질 우려, 국내 소비부진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겹친 탓이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