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선 두달여 앞두고 곳곳서 ‘파열음’…'공천룰'은 무용지물?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2-19 16:13 수정일 2020-02-19 16:17 발행일 2020-02-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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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이해찬 대표
생각에 잠긴 이해찬 대표(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두달여 남기고 곳곳에서 공천 관련 ‘파열음’이 일고 있다. 당에서 이례적으로 1년여 전부터 정한 ‘공천룰’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강서갑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조국 대 반(反) 조국’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19일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무장관 사태 당시 민주당 안에서 비판적 발언을 해온 금태섭 의원과 ‘조국백서’ 필자로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가 당 지도부의 만류 분위기에도 강서갑 출마가 사실화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진보진영의 당원들은 ‘조국 수호’를 ‘검찰 개혁’으로 읽고 이해한다”며 “금태섭 의원은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금 의원에게 “비겁하게 ‘조국 수호’ 프레임에 숨지 말라”며 “일부 언론이 만든 허구적 프레임과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 (경선을 통해) 겸허하게 심판을 받고 그 결과에 승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로부터 김 변호사의 출마 의사 유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오후 예정됐던 김 변호사의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가 불출마를 권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당내에도 김 변호사를 향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변호사를 꼬집는 발언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청년 정치는 나이 젊은 사람이 하는 정치만을 의마하는 것이 아니고, 기득권과 사회 통념에 비판적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정치”라며 “김 변호사도 스스로 정치영역에서 청년의 정신을 실현해왔는지 되물어보시라”고 언급했다. 이는 38세인 김 변호사가 ‘청년에게 도전할 기회를 달라’며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을 꼬집은 듯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에서 정해놓은 ‘공천룰’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5월 ‘현역은 엄격하게, 신입은 관대하게’라는 큰 틀의 공천룰을 빠르게 의결했다. 과거 2~3개월 전에 공천룰을 발표한 것과는 달리 굉장히 이례적인일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 김 변호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지지층 결집에 겨우 성공했지만, 또 다시 조국 대전으로 이어질 경우 총선에 악재로 다가 올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어 느때 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어, 빠르게 총선 준비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빠르게 정한 공천룰이 무의미하다는 여론의 질타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민주당을 강타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칼럼 고발’ 사태 수습 과정에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끝내 사과를 거부한 반면, 이 전 총리는 고발 취하를 당에 요구한 데 이어 “국민께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에 이 대표와 이 전 총리 ‘투 톱’의 반대되는 행보가 확인되면서 총선 과정서 두 사람이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