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우리금융 ‘52주 신저가’… 라임사태에 판매사 주가 ‘곤두박질’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2-19 18:00 수정일 2020-02-19 18:00 발행일 2020-02-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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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KB금융 등 다른 판매사들도 주가 하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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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펀드 판매사 주가 추이.(자료=한국거래소)

신한금융지주와 대신증권 등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판매사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투자자들이 불완전 판매와 부실운용 등을 이유로 운용사와 판매사에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도 가시밭길을 걸을 전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전래일보다 100원(0.27%) 오른 3만6550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는 이날 하락장으로 시작했지만 마감 전 소폭 오르며 상승 마감했다. 다만 신한지주는 이날 장중 3만6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사태에 휘말리면서 지주사인 신한지주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라임의 무역금융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수익률을 은폐하고 조작해 지속적으로 해당 펀드를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고, 검찰은 이날 신한금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라임의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라임의 관계자들과 해당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 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환매중단된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의 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도 이날 신저가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50원(0.50%) 내린 1만5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998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4개 모펀드 중 플루토 FI D-1호(2880억원), 무역금융펀드(697억원) 등 총 2531억원을 팔아 가장 많은 펀드를 판매했다.

금감원이 다음달 실시하는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합동 현장조사 대상으로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유력하다. 또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대규모로 팔린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 대해서는 정식 검사에 착수한다. 주요 판매사도 현장 조사에서 규정 위반행위가 발견될 경우 검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관련 증권사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150원(1.49%) 상승한 1만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신증권은 전날 52주 신저가(1만100원)를 기록했다. 라임이 지난해 10월 8일 펀드 환매를 밝힌 이후 판매사들의 주가는 크게 내리막을 탔다. 지난 14일 금감원이 라임자산운용의 실사 발표지 3거래일만에 신한금융지주는 3.17% 하락했고 우리금융지주는 1.4% 내렸다. 같은 기간 라임과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KB증권의 지주사 KB금융(-2.22%),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 한국금융지주(-0.72%),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진 대신증권(-3,75%) 역시 모두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임사태와 관련된 판매사들 손실을 예상했다. 특히 불완전판매, 사기 혐의로 인해 투자자 배상이 이뤄질 경우엔 신한지주의 손실이 클 것으로 봤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 전체적으로 1000억~2700억원 사이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신한지주를 제외한 여타 은행들의 손실 폭은 매우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신행은행의 펀드 판매 금액도 많고 신한금투가 무역금융펀드에 TRS를 제공해 손실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만약 신한금투의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은폐·사기혐의가 드러난다면 TRS 선순위 회수가 불가능해 지주 예상 손실액은 2000억원에 육박하거나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임 실사 결과가 최근 나왔기 때문에 투자자는 판매사를 상대로, 판매사는 운용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절차도 남아 있어 관련 업종의 주가 반등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