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 종로서 맞붙는 이낙연·황교안…광폭 행보 나서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2-10 16:42 수정일 2020-02-10 16:42 발행일 2020-02-10 99면
인쇄아이콘
'민심 경청'
‘민심 경청’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연합)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두 후보자의 현장 행보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 전 총리는 10일 종로에서 유권자들을 향한 광폭 행보를 벌였다. 이 전 총리는 ‘지역일꾼’으로서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전 총리는 이날 파란색 예비후보 점퍼 차림으로 종로구민회관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상가를 다니며 주민들과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제까지 해온 대로 현장 다니는 일정이 계속될 것”이라며 “실현 가능한 대안들이 뭐가 있을지 중점을 두고 들으며 돌아다니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구민회관에서 수영을 마친 주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굉장히 값이 싸고 편리하죠? 전 이런 곳에 못 가봤다”며 “제 아내는 막 다닌다. 아무도 몰라보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수영장 안쪽에서 수영을 하다 이 전 총리를 보고 인사하는 주민들을 향해 머리 위로 손 하트를 만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대부분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가운데 일부 주민은 이 총리를 향해 “국회가 잘 좀 해달라”며 쓴소리도 내놨다.

이 전 총리는 다문화센터를 방문해 주요 사업 현황에 대해 듣고, 도시재생 협동조합 관계자를 만나 종로 지역 주거환경개선 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대응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날 이 전 총리가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면서 일부 주민으로부터 “마스크 안 하셨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황교안, 성균관 유림 방문
황교안, 성균관 유림 방문 (연합)

반면, 황 대표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놓고 ‘무슨 사태’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방문, 인근 분식점 주인과 대화하던 도중 주위에 있던 취재기자와 청년부대변인 등에게 “여기 처음 와본 분도 있죠? 내가 여기서 학교를 다녔습니다”라고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황 대표는 이어 “그때 2000…아, 1820…아,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라고 언급 한 것이다.

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비상계엄으로 전국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을 회상한 것으로 판단된다. 1957년생인 황 대표는 성대 법학과(76학번) 출신으로, 1980년에 4학년이었다. 그는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대학을 졸업했다.

5·18은 당시 신군부가 ‘광주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로 규정하면서 과거 한때 ‘광주사태’로 불렸지만, 민주화 이후 ‘광주 민주화운동’이 공식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황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을 부적절하게 표현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부인인 최지영 교수를 대동하고 서울 종로의 한 연회장에 지역 핵심당원을 만나는 자리도 가졌다.

황 대표는 “전국의 민심이 모이는 종로 민심도 변해가고 있다”며 “저는 이번 총선에서 ‘정치 1번지’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종로가 그간 당협위원장 공석 상태라 조직도 와해했다. 당원 사기도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오로지 여러분의 애당심만을 믿고 (종로에) 제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종로에 출마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무성했는데 출마 선언이 좀 늦어져서 걱정했다고 들었다”며 “저는 평생 쉬운 길로 가보지 않은 사람이다. 늘 공직에 있었지만 어려운 일을 극복하면서 오늘의 일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제 생각은 오로지 우리가 총선에서 크게 이기는 것, 그것만이 목적이다”며 “저의 거취가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총선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결정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목표는 우리당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것”이라며 “문 정권의 폭정을 막고 심판하는 것이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국의 민심이 모이는 바로 종로 민심도 변해가고 있다”며 “그리고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으로 바뀌어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원, 동지의 각오, 자세도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게 느낀다”면서 “우리 종로가 정권 심판 최선봉 부대가 돼 문 정권을 확실히 심판해야겠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