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트레이딩의 힘… 대형사도 중소형사도 ‘최대 실적’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2-06 15:45 수정일 2020-02-06 17:43 발행일 2020-02-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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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순이익 6637억원으로 최대 실적
NH투자증권, 지난해 순이익 4764억원…31%↑
교보·한화 등 중소형사 IB수익증가 어닝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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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 대부분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IB)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던 대형사는 물론이고 중소형 증권사들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영업이익 7272억원, 당기순이익 663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41.9%, 당기순이익은 43.6%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9조193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대 실적의 배경으로 해외법인과 IB수익 증대를 꼽았다.

NH투자증권도 당기순이익 사상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보다 31.8% 증가한 476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754억원 6.5% 늘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트레이딩(운용 및 이자수지)과 IB 부문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트레이딩 부문의 순영업수익(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55.2%나 늘었고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45.5%은 늘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해외 대체투자 등 IB부문에서 실적을 올리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이어갔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1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나타냈다.

매출액은 1조5712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36.1% 증가한 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실적은 지난 2018년 이후 연속 흑자로 강화된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IB 수익 호조와 채권 등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증가가 전사 수익 개선을 견인했다.

교보증권 역시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순이익은 835억원으로 전년 773억원 대비 7.9%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한 1104억원, 매출액은 16.2% 늘어난 1조4520억원을 달성했다. 교보증권은 구조화금융(SF), 프로젝스 파이낸싱(PF) 등 확고한 IB부문 수익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는 대형사 위주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신용전망과 관련해 대형 증권사의 신용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규제를 예고한 데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고난도 금융상품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부동산 PF 우발채무 및 대출 익스포져에 대한 규제안 적용 시 대형 증권사 기준 20%포인트 이상의 구 영업용순자본비율(NCR)비율 하락이 예상되는 등 향후 부동산 PF 관련 사업의 성장 여력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별 비즈니스 역량 차이는 존재하지만 올해 증권사 이익 성장의 방향성은 채무보증 규모 및 NCR 등 추가적인 투자 여력 유무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증시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점, 전염병이 장기화될 경우 증시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채권관련수익은 금리의 하방압력이 높아지면서 올해부터 감소하고,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수익도 상반기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최근 대형사의 실적이 부동산 IB와 더불어 성장했음을 감안했을 때 관련 규제는 우려할 만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