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에 면세·항공·여행株 ‘콜록콜록’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2-04 16:09 수정일 2020-02-04 16:10 발행일 2020-02-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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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관련 주가 급락
호텔신라 17.32%↓… 면세점株 10%대 하락
여행株도 10% 이상 급락… 항공업계도 타격
China Financial Markets <YONHAP NO-4195> (AP)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한 직원이 지난 3일 마스크를 쓰고 시황을 알리는 거래소 로비의 전광판 앞에 서 있다. (사진=상하이 AP,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면세·항공·여행업 등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진자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관련업종의 주가는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대장주인 호텔신라는 전거래일 대비 600원(0.66%) 하락한 8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전인 17일 종가(10만8500원)와 비교하면 주가가 17.32%나 하락했다. 불과 연초까지만 해도 한한령 해제 조짐과 함께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 특수 등으로 기대를 모았던 종목들이 신종 코로나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신세계 역시 지난달 17일 종가와 비교하면 14.82% 하락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11.42% 내렸다.

한한령 해제 기대로 주목을 받았던 화장품주 역시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7일 종가보다 16.7% 폭락했다. LG생활건강(-9.74%), 코스맥스(-18.6%) 등도 하락했다.

또한 이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중국 뿐 아니라 홍콩, 태국,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미국, 호주, 독일 등에서도 추가로 확인되면서 항공주와 여행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항공주와 여행주의 경우 일본 불매운동과 맞물려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17일과 비교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6.02%, 7.46% 하락했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10.37%), 티웨이(-13.57%), 진에어(-6,33%) 내렸다. 대표 여행주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4.62%, 13.23% 하락했다. 롯데관광개발(12.95%), 노랑풍선(-11.85%), 참좋은여행(-11.34%)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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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전문가들은 당분간 항공업 등 관련주들의 주가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2만438명, 누적 사망자는 425명으로 집계됐다. 우한 폐렴 사망자는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사스사태때보다 이번 신종 코로나로 인하 피해가 조금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사스 사태 당시 인천공항 여객수는 3개월 뒤까지 38.4% 감소했고 중국 노선의 경우 65.9%까지 하락했다”며 “이전수준으로 회복하는데 6개월이 걸렸으나 이번 신종 코로나 경우 확진자 수 증가 속도가 빨라 사스사태보다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 연구원은 “ 신종코로나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력한 대체 노선 가운데 하나인 일본 노선 수요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여객 수요 급감 등 기저효과가 겹치는 상반기에는 항공사 실적 악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인해 상반기에 중국 내수 소비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중국인 보따리상의 국내 면세점 구매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 심리의 급격한 악화로 관련 종목의 주가 급락세는 이번 주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감염증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에 주가는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며 “6월 즈음이 되면 전염병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수요가 이연된 영향으로 3~4·4분기 매출은 기존 예상치 대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