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용전망 ‘긍정적’ 無… 금융업 ‘부정적’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1-30 15:30 수정일 2020-01-30 15:30 발행일 2020-01-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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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신용평가)

올해도 국내 주요 산업군 가운데 신용전망이 ‘긍정적’인 곳이 한곳도 없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올해는 증권업과 생명보험·손해보험 업종의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실적 하락이 점쳐졌다.

30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발표한 ‘2020년 한국신용평가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11개 산업 중 올해 신용전망이 ‘긍정적’인 곳은 없다. 한신평은 매년 초 주요 산업 군에 대한 신용전망을 ‘긍정적’, ‘안정적’, ‘부정적’ 분류로 평가하는데, 올해는 ‘안정적’으로 평가된 곳이 6곳이었고, ‘유동적’이 1곳, ‘부정적’으로 전망된 곳이 4곳에 달했다. 한신평은 손해보험·생명보험·증권·유통업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분류했다. 증권업의 경우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사들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중소형사는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철강·조선·건설·정유·자동차·유통·석유화학 등은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분류했다. 항공운송업 신용등급은 비우호적인 영업환경과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 변경 등으로 ‘유동적’으로 분류했다.

올해는 금융업 중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의 경우 산업전망은 ‘중립적’으로 분류됐지만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보험시장 포화, 규제 강화 등 비우호적 환경 지속이 원인으로 꼽혔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업종의 경우 저금리 기조로 운용자산 이익률 하락으로 이차 이익 개선이 제약됐고, 금리 리스크 관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생보사의 외형 역성장, 자본규제, 손해율 상승, 수익성이 저하되는 비우호적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해보험업종도 손해율의 상승, 신계약비 부담 등으로 올해도 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성근 선임 애널리스트는 “판매 주도권이 꾸준히 GA로 넘어가면서 손해보험 판매 채널이 약화되고 있고 보험료 인상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손해율이 큰폭으로 상승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의 경우 기업금융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부동산PF 건전성 관리 방안 등 정부 규제 확대로 저성장을 우려했다. 이재우 애널리스트는 “부동산PF, 기업 대출, 해외 대체투자 등 비전통적 IB수익이 증권업 수익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늘어난 투자여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다양한 딜에 진출해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DLF사태와 라임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등으로 전체 투자심리 악화를 우려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해외상품·대체투자 관련한 금융사고가 잦아, 투자심리 위축으로 성장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대부분 업종의 산업 전망은 ‘비우호적(불리)’으로 전망됐다. 철강·건설·자동차·유통·항공운송·석유화학·손해보험·생명보험 등 8개 업종은 ‘비우호적’으로 분류됐다. 정유·조선·증권업 등 3개 업종만 산업전망이 ‘중립’으로 분류됐다. 정유업의 경우 △IMO 2020 시행 △국제유가의 하향안정화 △비정유부문의 스프레드 약세 장기 전망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고 조선업종은 △신규수주의 증가 △시조선가의 회복세 △재무안정성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