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시대, 해외투자가 답"… 급성장한 해외투자펀드, 전체 30% 차지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1-14 08:57 수정일 2020-01-14 14:27 발행일 2020-01-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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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해외투자펀드 183.7조 규모… 사모형이 146조원으로 80% 육박
총 4673개로 전체 펀드의 30.7%나 차지… 혼합자산형, 특별자산형 증가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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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투자펀드 규모가 180조원을 넘어서면서 전체 펀드의 30% 수준으로 커졌다. 펀드 수 면에서는 30% 선을 넘었다. 특히 주로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 형태 해외투자펀드가 급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투자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영향으로 사모펀드가 다소 주춤할 때도 사모 형태 해외투자펀드는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왼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해외투자펀드 설정액은 183조7000억원으로 전체 펀드 설정액의 28.3%에 달했다. 모집 형태별로는 사모펀드 설정액이 146조원으로 79.5%였고 공모펀드는 37조7000억원으로 20.5%에 그쳤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공모펀드의 3.9배였다. 해외투자펀드 수는 지난해 말 4673개로 전체 펀드의 30.7%였다. 연말 기준으로 처음 30% 선을 넘었다.

이 중 사모펀드가 3314개로 70.9%, 공모펀드가 1359개로 29.1%였다. 해외투자펀드는 자산운용사가 국내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끌어모아 해외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특별자산 등에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조금이라도 수익이 좋은 투자상품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해외투자펀드 비중은 설정액 기준으로 2014년 말 14.2%에서 2015년 말 15.3%, 2016년 말 17.4%, 2017년 말 22.2%, 2018년 말 24.7% 등으로 상승했다. 해외투자펀드는 서민 중심의 공모펀드보다는 자산가 대상의 사모펀드 위주로 성장해왔다. 사모펀드는 1인당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이다.

해외투자펀드 설정액이 2014년 말 53조5000억원에서 작년 말 183조7000억원으로 130조1000억원(243.4%) 증가할 때 사모펀드 설정액은 26조9000억원으로 146조원으로 119조1000억원(44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설정액은 26조6000억원에서 37조7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4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투자펀드 수도 2014년 말 1953개에서 작년 말 4673개로 2720개 증가할 동안 사모펀드는 1088개에서 3314개로 2226개 늘었고 공모펀드는 865개에서 1359개로 494개 증가해 큰 격차를 보였다.

사모 형태 해외투자펀드 설정액 증가 규모가 전체 사모펀드 증가 규모의 73.8%를 차지했다. 투자 유형별로 보면 그동안 해외투자펀드는 부동산형이나 선박·항공기·유전·지식재산권 등의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형, 부동산과 특별자산에 함께 투자하는 혼합자산형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형 설정액이 2014년 말 7조3000억원에서 작년 말 54조5000억원으로 47조2000억원 늘었고 특별자산형은 6조2000억원에서 45조9000억원으로 39조7000억원, 혼합자산형은 2000억원에서 12조1000억원으로 11조9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파생형은 6조5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으로 10조8000억원 늘었고 주식형은 15조1000억원에서 18조원으로 2조9000억원, 채권형 6조5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각각 늘었다.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과 마찬가지로 해외투자펀드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역시 수익률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수년째 이어지고 성장률도 낮아지며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과 해외로 빠져나가는 형국이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