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빛바랜 ‘CES2020’…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만 선방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1-08 15:56 수정일 2020-01-08 15:57 발행일 2020-01-09 9면
인쇄아이콘
이란의 미군기지 폭격 소식에 코스피 1% 하락, 코스닥 2%대 하락
CES 참여 기업들 주가도 내리막…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 '강세'
업계 관계자 "단기적인 주가 상승 없더라도 중장기적 상승 전망 기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개막<YONHAP NO-2730>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가 개막한 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관람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20’가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폭격 소식으로 빛이 바랬다. 개막 전부터 세계 최대 기술 가전 전시회 ‘CES2020’ 참석 기업들의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중동 리스크에 코스피가 크게 내리면서 결국 ‘CES2020’ 관련 종목들도 힘을 못썼다. 업계에서는 ‘CES2020’ 특수를 누리기엔 실패했지만 향후 관련 업종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2020에 390개 기업이 참여해 첨단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화두였던 인공지능(AI), 모빌리티, 5G, 사물인터넷(IoT) 등이 주요 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됐고 이에 투자자들은 본격적으로 ‘CES2020’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폭격을 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스피는 올해 처음으로 2150선이 붕괴되는 등 하락세를 보이다 낙폭을 줄이며 전거래일보다 24.23포인트(1.11%) 내린 2151.31으로 마감했다. 반도체 등 몇몇 종목은 하락장에도 선방했지만 대부분의 종목들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반도체 기대감에 SK하이닉스는 주가가 올랐다. 삼성전자는 컨센서스를 웃도는 4분기 실적 발표에 이날 1000원(1.79%) 상승한 5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CES2020’에서 3개의 ‘최고혁신상’을 포함해 총 46개의 ‘CES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기대감에 3400원(3.62%) 상승한 9만7400원으로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지나친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등 최근 불거진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에 CES 참여 기업들의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에 반도체처럼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는 올해 5G 스마트폰 전환 수요나 데이터센터 시설투자 수요를 훼손할 리스크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CES2020’를 통해 5G 관련 장비·부품주들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로 LED, 폴더블 관련주도 주목할 만한 종목을 꼽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CES2020’에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5G 네트워크를 통해 일상화되는 환경이 그려질 것이다”라며 “5G를 계기로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이 빨라지고, 연결 단말기들의 모든 부품 사양이 고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마이크로LED TV 공개 등 롤다운 OLED 등 새로운 폼팩터들이 나오고 가전은 공간적 제약을 넘어 AI를 경험하는 초연결 기술들을 구현할 것”이고 덧붙였다.

하이에이스테크, 케이엠더블유, RFHIC, 오이솔루션, 라이트론, 서진시스템, 에치에프알, 다산네트웍스 등이 5G장비 및 부품주로 분류된다. 마이크로 LED 관련주로는 루멘스, 서울반도체, 미래컴퍼니, 큐에스아이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중동 리스크로 당장 가시적인 주가 상승은 없을지는 몰라도 중장기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