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직격탄 맞은 항공株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1-07 15:48 수정일 2020-01-07 15:48 발행일 2020-01-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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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이란 리스크에 유가상승·强달러 '이중고'
제주항공, 사태 발생 전과 비교하면 5.36% 급락
티웨이 5.16%, 진에어 2.28%, 에어부산 4.69% 하락
대한항공, 아시아나도 3%대 급락… 업계 "일본불매운동 이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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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주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미국과 이란의 대립에 유가가 치솟으면서 항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주는 대체로 비행기 연료로 사용하는 석유 가격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악화돼 주가가 하락한다.

대형항공사(FSC)보다 저비용항공(LCC) 종목의 하락폭이 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CC업계 대장주인 제주항공은 LCC 1위 제주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350원(1.38%) 오른 2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리스크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 2일과 비교하면 3거래일 만에 5.6%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2.28%, 에어부산은 4.69%, 티웨이항공은 5.16% 각각 하락하며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형항공사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3.72%, 아시아나항공은 3.97% 떨어졌다.

이번 항공주의 급락은 중동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 탓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 시각)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거래가는 배럴당 22센트(0.4%) 상승한 63.2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WTI는 장중 64.72달러까지 상승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는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31센트 상승한 68.9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역시 장중 70.74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가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거기에 원·달러 환율 역시 지난 2일보다 7.0원 정도 상승하면서 항공업계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항공사는 달러를 통해 항공유 및 각종 리스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항공사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원유 수급 문제가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란발 원유 생산 감소가 나타나더라도 미국의 증산 또는 재고 방출로 세계 원유 실수급에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댈러스 연은 총재 또한 미국의 원유 시장 점유율이 커진 만큼 이란 사태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 투기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일시적 오버슈팅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WTI 가격 상방은 60달러 후반까지 열어 둬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이란 갈등으로 항공업종 등 원유 상승에 취약한 산업재와 자동차 등 경기민감 소비재가에 불리한 모양새”라며 “다만 중동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테크 섹터 등 전반적인 산업들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