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 중동악재에 코스피 내리막… 위험자산 회피 커진다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1-06 13:44 수정일 2020-01-06 16:33 발행일 2020-01-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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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락 출발<YONHAP NO-2429>
코스피가 중동 긴장고조에 하락세로 출발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

미국과 이란의 갈등 고조로 인해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국내외 증시는 하락하고 금이나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는 모양새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49포인트(0.99%) 내린 2154.97로 출발해 오후 1시45분 현재 2155.37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04포인트(1.20%) 내린 661.89으로 거래를 시작해 하락폭을 키웠다.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새해 첫 거래가 시작된 일본 도쿄 증시도 중동 리스크에 영향 받아 큰 폭의 내림세로 출발했다.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이날 직전 거래일(12월 30일) 종가(23,656.62)보다 336.86포인트(1.42%) 낮은 23319.76로 장을 열었다. 반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0원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바그다드 공격으로 이란의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자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 예고에 대해 “이란 주요 거점 52곳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전쟁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사태가 진전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는데 이번 이슈로 인해 다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사그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란 이슈는 북한 리스크도 자극할 수 있어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며 “이는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를 2003년 미국-이라크 전쟁 이후 중동지역 긴장감이 가장 높아진 시기로 판단한다”며 “금융시장은 빠른 회복에 나서기보다는 사태의 진행에 따른 관망세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란의 미국에 대한 보복 강도, 양국 간의 마찰 장기화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여지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는 구조적인 유가 급등 가능성이 작고 원유에 대한 경기 민감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전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인해 생기는 유가 변동성이 다른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높이는 연쇄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중동지역 원유에 의존하는 아시아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그동안 주도주 역할을 하면서 강세를 보여온 반도체 등 기술 섹터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아직은 전반적인 전망을 바꾸기는 이르다”며 “유가 급등세가 지속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반도체 등 기술 산업에 대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