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경자년 '꼴찌의 반란' 이뤄낼까

정길준 기자
입력일 2020-01-02 15:08 수정일 2020-01-02 15:09 발행일 2020-01-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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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들이 강원도 속초시 속초해수욕장에서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LTE 시절 만년 꼴찌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던 LG유플러스가 최근 심상치 않은 기세로 경쟁사를 추격하고 나섰다. 5G 상용화 초기 중국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를 업계에서 유일하게 도입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5G 속도와 고객 만족도 등에서 SK텔레콤과 KT를 일부 앞서며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194만명(44.6%)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32만명(30.4%), 109만명(25.0%)으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MVNO(알뜰폰)를 제외한 LTE 가입자 수도 SK텔레콤 2415만명(43.6%), KT 1504만명(27.1%), LG유플러스 1246만명(22.5%)순으로 집계됐다.

5G 상용화 초기 LG유플러스는 KT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2위 경쟁자인 KT가 5G 서비스 출시 첫 달 1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깜짝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만 월 평균 유치 가입자(17만명)를 훌쩍 뛰어넘는 27만명의 고객을 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LG유플러스는 월 평균 5G 가입자 15만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점유율 구도를 이전의 5:3:2로 굳혔다. 5G 시장 초기 4:3:3 점유율을 지키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타 경쟁사 대비 마케팅 출혈이 적었던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서는 선방한 셈이다.

LG유플러스_하현회_부회장(증명사진)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

전문 조사기관과 소비자단체에서 평가한 5G 품질에서도 LG유플러스는 예상 밖 성적으로 업계에 충격을 줬다.

최근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5G폰 이용자 약 3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통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5G 데이터 속도 △5G 데이터 품질 △5G 데이터 전반적 만족도에서 근소한 차이로 SK텔레콤과 KT를 앞질렀다. LTE 데이터 만족률이 SK텔레콤 59%, KT 49%, LG유플러스 47%로 조사됐던 것과는 정반대다.

여기에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조사한 5G 속도에서도 LG유플러스가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LG유플러스의 5G 다운로드 속도 중간값은 426.4Mbps로 600MB의 영상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는 데 12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286.9Mbps, 163.0Mbps의 5G 다운로드 속도 중간값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올해 기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12.44%에서 24.72%로 끌어올렸다. CJ헬로가 보유하고 있던 알뜰폰 사업도 흡수하면서 후불 가입자 기준 알뜰폰 시장 점유율 역시 42.4%에서 63%로 확장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