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에 녹아내린 난방株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2-26 16:49 수정일 2019-12-26 16:49 발행일 2019-12-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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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관련주 주가 증감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겨울 관련 종목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따뜻한 겨울이 예상됨에 따라 아웃도어 의류·난방 등 대표적 겨울 성수기 종목들의 약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웃도어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은 전거래일 대비 2.03% 내린 3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6일과 비교하면 한달새 5.05% 내렸다. 디스커버리 등으로 유명한 F&F도 한달새 6.86% 내렸다. 같은기간 아디다스·푸마 등을 판매하는 코웰패션은 같은 기간 값은 값으로 보합을 유지했다.

아웃도어 의류주는 대표적 겨울 수혜주로 통했다. 롱패딩 매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겨울 수혜주도 옛말이 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는 따뜻한 날씨로 인해 여러 의류 업체들의 영업 환경이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의류 소비의 30% 이상이 4분기에 발생한다”며 “12월 성탄절 연휴까지 의류 소비 성수기 대목으로 재고 소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날씨로 힘 못쓰기는 난방주도 마찬가지다. 한달 새 지역난방공사(-0.71%), 한국가스공사(1.30%), 인천도시가스(-0.33%), 삼천리(-0.68%) 등 난방 관련 업체들도 지지부진한 주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보일러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경동나비엔(4.48%), 대성산업(4.18%)은 같은 기간 대비 상승했다.

당분간 따뜻한 날씨는 계속될 전망이다. 계속되는 따뜻한 날씨로 올겨울 들어 눈 내리는 날도 평년 대비 대폭 줄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8일 중 서울에 눈이 내린 날은 하루뿐이다. 최근 20년 같은 기간 동안 눈이 내린 일수가 평균 6.8일인 데 비해 5.8일 적은 수치다. 눈 소식이 유난히 적은 것은 우리나라 주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 기온이 예년보다 높게 형성된 것은 1차적으로 대기 상공(5㎞ 이상)에서 시베리아 북쪽에 강한 바람이 위치해 북극의 매우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하는 것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1월 중순부터는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통 기온이 영하 4도 이하로 떨어져야 겨울 난방 등 수혜주가 힘을 발휘하지만 갈수록 겨울 추위가 덜해 기대를 하긴 힘들다”며 “특히 이번 겨울은 따뜻한 날이 많아 겨울 테마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