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3분기말 가계빚 1572.7조… 빚 증가 속도는 '둔화'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2-26 16:31 수정일 2019-12-26 16:54 발행일 2019-12-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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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올 3분기말 1572.7조 전년比 3.9%↑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 160.3%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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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올 하반기 기업과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세는 15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이 157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계신용(부채)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통계다.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이 같은 가계부채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수준으로, 2004년 2분기 말(2.7%)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다. 가계부채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소득여건 부진 등으로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3분기말 160.3%)과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47.3%)은 전년동기보다 각각 2.9%포인트, 0.6%포인트 상승했다.

또 기업의 부채 부담도 높았다. 올 6월말 기준 기업(사업보고서 공시 상장기업 및 일부 비상장기업, 올 2분기 기준 2162개)의 부채비율은 77.6%로 전년 말과 비교해 2.3%p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해 상반기 9.0에서 올 상반기 4.4로 큰 폭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수입에서 이자비용으로 얼마를 사용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이게 낮아졌다는 건 수익성이 떨어져 재무건전성이 나빠진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이며, 1보다 낮으면 이자조차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3분기 말 기업대출 규모는 115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견조한 투자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발행금리도 떨어지면서 회사채 순 발행규모가 지난 해보다 13조8000억원 늘어난 게 주효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최근 기업의 재무건정성은 저하되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도 악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기업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