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에 유가 ‘꿈틀’… 반등하는 정유株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2-18 15:39 수정일 2019-12-18 15:39 발행일 2019-12-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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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정유주들이 반등 중이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위험으로 수요 위축에 짓눌려 있던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전 거래일보다 1000원(1.05%) 오른 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대비 500원(0.34%)오른 14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주부터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에쓰오일은 일주일새 7.22% 오르고 SK이노베이션은 2.39% 올랐다. 같은 기간 종합에너지 기업 GS칼텍스를 보유한 GS는 4.96% 오르고 현대오일뱅크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도 2.63% 오르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실적이 큰 영향을 받는 정유주는 유가 상승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유가가 오르면 제품가격이 오르고,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도 긍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73달러(1.2%) 오른 60.94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최근 3개월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0.76달러(1.16%) 상승한 66.10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값 역시 3월개월 내 최고 고치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합의로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단기적으로 석유제품 시황의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IMO 2020) 시행이 곧 시행된다는 것도 호재로 꼽았다. IMO 2020은 온실가스와 산성비 저감을 위해 내년 1월부터 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운사들은 기존 선박유(잔사유)를 저유황유로 변경해야 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 합의가 공식화된다면 그 동안의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정유업계에도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10년래 최저가로 추락했던 석유화학 제품가격은 무역합의 등으로 최근 소폭 반등세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2017년 약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저유황유 생산설비인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내년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 설비가 완공되면 하루에 약 4만배럴 규모의 경질유와 저유황유 생산이 가능해져 늘어나는 선박용 저유황유 수요에 대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에쓰오일도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의 정상가동으로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IMO 2020 효과에 따라 정제·윤활기유 마진의 구조적 상승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