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1단계 합의 ③] 불확실성 여전 vs 韓 증시 긍정적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2-15 09:36 수정일 2019-12-15 14:13 발행일 2019-12-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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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13일 베이징에서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 관한 1단계 합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로써 1년 반 넘게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이 사실상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2.90포인트(1.54%) 오른 2170.25로 급등했다. 코스피가 2170선을 회복한 건 지난 5월 7일 종가 2176.99를 기록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약 3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50% 감축하고 예정된 156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를 철회키로 했다. 이의 대가로 미국은 △금융서비스 시장개방 확대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약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특히 미국산 농산물 구매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구매실적도 분기별로 점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밖에도 WSJ에 따르면 합의문에는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다시 부과한다는 이른바 ‘스냅백’ 조항이 포함됐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법제화 등 수많은 변수들이 산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현재로서는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협상을 계기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일대 제조업과 수출 실적이 개선되고, 미국 대형 기술주에 몰려 있던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향후 교역량 증가로 이어지며 한국 수출 개선 기대가 높아질 수 있고 한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미뤄뒀던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를 동반하며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1단계 합의가 이뤄질 경우 미국과 중국 GDP 성장률은 연간 1.8%와 5.9%로 기존 연간전망 대비 각각 0.13%포인트, 0.2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준이 내년에 현 수준(1.50~1.75%)으로 기준금리를 동결,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중 합의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86.8원)보다 14.8원 내린 1172.0원에 개장했으며 전 거래일(1186.8원)보다 15.1원 내린 1171.7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경향이 강하다”며 “외국인 지분이 30%가 넘는 우리 금융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원화 강세가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