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갈 곳 없는 돈…리츠에 몰린다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2-08 09:42 수정일 2019-12-08 09:52 발행일 2019-12-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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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금리와 증시 부진 속에서 상장 리츠의 인기가 거세다. 서울 시내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NH프라임리츠가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앞서 상장한 롯데리츠에 이어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 들어 상장 리츠가 잇따라 대박을 내면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상품 출시를 서둘러 준비하고 있어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형태의 공모 상장 리츠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프라임리츠는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개장하자마자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당 5000원에 공모한 NH프라임리츠는 지난 5일 개장과 함께 6500원을 기록하고 지난 6일엔 3.08% 하락한 6200원에 마감했다. NH프라임리츠는 지난달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3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7조7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린 바 있다. 서울스퀘어,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삼성SDS타워 등과 같은 상업용 부동산건물의 지분에 나눠서 투자하고 공모가 기준 5%의 임대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10월 말 상장한 롯데리츠도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롯데리츠 역시 63대의 1의 공모 경쟁률을 보이며 4조7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상장한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 주가도 올 들어 40% 이상 급등했다. 은행 금리가 연 1% 정도에 불과한 저금리 상황에서 4~6%대의 배당률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스자산운용 등 시장에 추가 진입하려는 리츠도 대거 대기 중이어서 당분간 리츠 시장은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리츠가 지속 신규 상장하는 데다 기존 리츠도 유상증자를 통한 규모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회사나 유통회사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세제혜택 등 정부의 리츠 활성화 의지도 있는 만큼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장 초기 지나친 쏠림 현상과 이에 따른 큰 폭의 주가변동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NH프라임리츠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시가 배당률은 4%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한 신한알파리츠는 지난달 초 장중 9440원을 돌파하며 고평가 논란이 일자 한 달 만에 10%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높은 주가 상승은 배당수익률을 낮추는 효과로 작용하고, 또 기초 자산인 부동산 시장 업황 따라 수익률이 출렁일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상장한 NH프라임리츠의 경우 오피스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서울스퀘어나 강남N타워는 임대료 연체나 미납 등의 우려가 있다”며 “국내 상장리츠의 경우 아직 기초자산이나 앵커의 신뢰도가 높지 않은만큼 철저히 배당수익률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