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부동산PF, 공시 강화·레버리지 규제 등 리스크 관리 필요"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1-21 16:19 수정일 2019-11-21 16:20 발행일 2019-11-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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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연구원 서울 여의도서 이슈 브리핑 개최
증권사 부동산PF 유동화증권 발행액 5년새 3.3배
"부동산 시장 침체 대비 등 선제적 위험 관리 필수,
관련 PF위험평가 기준 강화·전문 인력 육성 필요"
21일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경우 유동화증권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을 주제로 한 브리핑을 개최하고 국내 증권사들이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에 대비해 레버리지 규제 강화나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된다고 제언했다.

자본연에 따르면 부동산PF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지난 5년 새 2.3배 증가한 반면 대출잔액은 1.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3.3배 증가해 업권 가운데 가장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점유율은 37.4%에서 54.9%로 확대됐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PF의 기초 자산인 시공사 신용등급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신용보강이 약해진 데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PF 유동화 시장의 시공사 신용등급과 도급순위가 최근 들어 모두 하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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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자본시장연구원)
증권사 PF 유동화 자산의 프로젝트를 시공하는 건설사 가운데 신용등급이 ‘A-’에서 ‘A+’ 사이인 회사의 비중은 2017년 상반기 49.7%에서 2018년 하반기 32.2%로 하락했으며 신용등급이 없는(무등급) 시공사 비중은 같은 기간 25.7%에서 39.3%로 상승했다. 아울러 건설사나 공기업, 지자체 등이 신용 보강한 증권사의 부동산 PF 비중은 2014년 56.9%에서 2018년 35.2%로 줄었다. 이는 증권사가 단독으로 보증하는 유동화 증권 비중이 43.1%에서 64.8%로 증가했다는 의미다. 증권사 단독으로 신용보증을 할 경우 대출 연체가 발생되면 증권사가 모든 리스크를 혼자 감당해야 돼 위험 익스포저가 더 커진다.

다만 아직까지는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위험 익스포저는 감내할 수준이라고 밝혔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부동산PF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증권사들이 많아졌지만, 위험점수가 대체로 0.3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위험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장 연구위원은 “부동산PF 관련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권사의 손실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10~20% 이내로 과도히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당국과 업계는 잠재적인 위험 증가를 제어하고 위험관리의 실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선임위원은 “증권사 사업보고서에 부동산PF 관련 위험요인을 공시하고 레버리지 규제 비율을 따질 때 부동산PF 보증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