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4배…해외부동산 투자 과열 ‘시한폭탄’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1-19 16:46 수정일 2019-11-19 16:47 발행일 2019-1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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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말 투자규모 50조7000억원… 4년새 4배↑
수익률 4%로 뚝, 투자과열로 수익률 하락 ‘주의보’
”정기적 리스크 파악 필수…해외 현장 점검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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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非)은행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급증한 가운데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 한국경제 뇌관으로 떠올랐다. 한마디로 투자 과열이다. 이에 따라 급속도로 규모를 키워온 해외부동산 투자에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비은행권의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규모는 9월 말 기준 5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말 12조3000억원과 비교해 4배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과 실물자산 수요확대로 글로벌 부동산 관련 대체 투자가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 급증은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정부가 대출 규제와 보유세를 강화하는 등 고강도 국내 부동산 규제를 내놓은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신 연구위원은 “거기에 경기둔화까지 겹치면서 해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점점 더 공격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의 열기가 확산되면서 미국·유럽 등 핵심국가 대신 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투자대상 역시 오피스빌딩이 아니라 소매유통·호텔·물류센터 등으로 다양해졌다.

문제는 급속도로 커진 해외부동산투자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정된 물량에 과도한 경쟁률로 부동산 투자의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7% 가까이 됐던 글로벌 오피스빌딩 투자 수익률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최근 4%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또 해외부동산 투자시장은 높은 수수료 구조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과도한 비용부담에 직면해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상품 구조상 판매사, 운용사 등 다양한 주체가 개입하는 데다 현지 부동산 거래 관행 등으로 인한 거래 상대방 리스크와 법적 리스크가 크고 복잡하다.

환율변동에도 취약하다. 또 대체투자펀드의 경우 95% 정도가 만기가 정해져 있는 폐쇄형 사모형태로 운용돼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현금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해외부동산 투자의 경우 리스크가 더 큰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호주와 독일에서 해외 부동산펀드 사고가 잇따르면서 부동산 펀드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

이에 신 연구위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수익률이 악화하고 있다”며 “해외투자는 현지 사업 파악이 어렵고 법적다툼이 생기면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운 것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해외 부동산 투자물건별 현황 파악과 사업성 평가지표 발굴이 선행돼야 한다”며 “나아가 개발된 평가지표에 따른 정기적 리스크 파악과 필요시에는 개별 물건별로 정기 또는 특별 부문검사와 현장 점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