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 특수에도 웃지 못한 화장품株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1-11 15:52 수정일 2019-11-11 16:45 발행일 2019-11-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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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株, 광군제 특수 실종…  아모레퍼시픽 1.83%↓, LG생건도 2.95%↓
전문가 "광군제 기대감 선반영… 차익실현 매물로 주가 하락"
"다만 4분기 실적엔 광군제 매출이 영향… 아모레·LG 매출 오를 듯"
CHINA-ALIBABA-RETAIL-COMMERCE <YONHAP NO-0858> (AFP)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은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진 ‘광군제(光棍節)’ 할인행사가 시작된 직후 1분36초 만에 매출액 100억 위안(약 1조6556억원)을 돌파했다고 공개했다. 사진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의 프레스룸 화면. (AFP=연합뉴스)

중국 최대의 쇼핑일인 ‘광군제’(光棍節)를 맞았지만 이날 국내 화장품업계 상장사들은 일제히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거래일 대비 1.83% 하락한 18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전 거래일보다 2.95% 내린 12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티몰에 입점한 클리오도 전일보다 0.26% 내린 1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중국에서 마스크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리더스코스메틱도 전거래일대비 4.35% 내린 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인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인 코스맥스(2.31%)와 한국콜마(1.37%)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의 광군제는 타오바오, 티몰, 티몰 글로벌, 허마셴성을 비롯한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여러 전자상거래 인터넷 플랫폼에서 실시하는 세일을 뜻한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광군제 행사를 통해 약 35조의 매출을 올렸으며 업계에서는 전년대비 20% 안팎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종목의 주가하락은 이미 광군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고 기존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했을 것”이라면서 “광군제가 시작됐다고 해서 당장의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광군제 매출은 늘겠지만 중국내 소비심리 위축은 진행 중이고 화장품 업종 자체에 대한 성장성 지속 우려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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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종목 등락률. (자료=한국거래소, 단위=원,%)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광군제 매출이 화장품 업계 4분기 실적개선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군제에서 주목받는 브랜드가 앞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광군제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중국 내 인지도를 점검해보고 앞으로 실적을 조망할 기회”라며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고급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선 “중국 내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시기”라며 “숨의 고가 라인인 ‘로시크숨마’가 광군제서 의미 있는 매출을 달성한다면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지영 IBK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경우 광군제 예약 판매 첫날 ‘후 천기단 화현’이 11만 세트를 판매되는 등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높은 판매액이 예상된다”며 “업체별로 상이하겠으나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간의 경우 연간 중국 매출액의 5~10%까지도 중국 광군제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