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300개 뚝… '라임·DLF 사태'로 쪼그라드는 사모펀드 성장세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1-05 08:50 수정일 2019-11-19 00:43 발행일 2019-11-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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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기준 사모펀드 1만1177개, 7월 말보다 302개 줄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개수·설정액 감소 자산운용사 중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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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사모펀드가 최근 석 달 동안 3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투자 손실 사태를 겪으며 성장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사모펀드(경영참여형 사모펀드·헤지펀드 기준)는 1만1177개로 7월 말보다 302개 줄었다. 사모펀드는 7월 말 1만1479개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8월 말 1만1458개, 9월 말 1만1336개, 10월 말 1만1177개로 석 달 연속 줄었다. 감소 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운용사별로 보면 펀드 환매 중단·연기 사태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는 지난달 말 현재 303개로 7월 말보다 73개(19.4%)나 줄었다. 사모펀드 운용사 중에는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는 2015년 말 2개에서 2016년 말 23개, 2017년 말 145개, 지난해 말 234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다가 올해 7월 말 376개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설정액 감소세는 더욱 눈에 띄었다. 지난달 말 현재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4조4797억원으로 7월 말보다 1조3875억원이나 줄었다.

이는 전체 자산운용사 중 사모펀드 설정액 감소 폭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라임자산운용 다음으로 사모펀드 설정액이 많이 줄어든 것은 우리자산운용(-4184억원)이지만 감소 폭은 라임자산운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뒤이어 메리츠자산운용(-4110억원), 디지비자산운용(-3569억원), 유경피에스지자산운용(-357억원), 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2917억원) 순으로 사모펀드 설정액이 많이 줄었다.

반면에 한화자산운용(1조5983억원), 삼성자산운용(1조3705억원), KB자산운용(1조1625억원) 등은 사모펀드 설정액이 석 달 동안 1조원 넘게 늘었다.

사모펀드를 유형별로 보면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파생형이 지난달 말 현재 1822개로 7월 말보다 203개 줄었고 채권형은 같은 기간 267개 감소했다. 이에 반해 부동산형은 석 달 동안 96개 늘었고 특별자산형과 혼합자산형은 각각 43개, 89개 증가했다.

사모펀드가 7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라임자산운용의 자전거래를 통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 등이 제기된 데 이어 펀드 환매 연기·중단 사태가 터진 영향이 크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사모채권펀드 3개에서 약 274억원 규모의 상환금 지급 연기가 발생한 데 이어 이달 9일에는 모펀드 2개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펀드의 환매 중단이 결정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라임자산운용의 상환·환매 연기 대상 펀드의 규모가 1조558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은행들이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DLF)를 사모 형태로 모집해 판매한 것이 대규모 투자손실로 이어지며 불완전판매 사태를 가져와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쌓인 것도 주요 요인이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