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불확실성 완화에 해외펀드 ‘승승장구’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1-04 16:00 수정일 2019-11-04 17:55 발행일 2019-11-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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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익률 부진했지만 9월 기점으로 투자심리 개선
전문가들 "中·러·브라질·베트남·인도 등 신흥국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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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내 증시 침체로 인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중국·러시아 등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가 평균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은 러시아가 29.78%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중국도 25.28%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증시가 맥을 못추는 가운데 신흥국들이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베트남 (8.75%), 인도(9.53%), 브라질(18.95%) 등 다른 국가들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한국의 경우 1.42%에 그치면서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한달간 수익률은 9개월만에 선진국 증시 수익률을 웃돌았다. 무역협상·브렉시트·홍콩 시위 등 불확실성 완화로 신흥시장 위험성이 축소되면서 9월을 기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달 수익률만 보면 브라질 펀드가 5.18%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러시아 (4.03%), 중국(2.68%) 한국(1.77%)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인도는 0.0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베트남은 1.54% 손실을 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전세계적 금리인하 움직임과 약달러 현상 등으로 신흥국 증시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월 초 99.7까지 올랐던 달러 인덱스는 현재 97에서 등락 중이고, 신흥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은 유입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신흥국 증시 호재는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약달러 환경 조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초 이후 러시아 증시(알티에스지수)는 무려 3077% 오르는 등 국가별로 차별적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과 약달러가 맞물린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최대 신흥국 주식 ETF인 ‘iShares MSCI EM ETF’에 8개월 만에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한국주식 ETF에도 2월 이후 첫 자금이 유입됐다”며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류에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확산되고 신흥국 화폐가치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신흥국이 상대적인 우위를 점했다”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