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에 사모펀드 판매 두 달째 감소…하나·우리銀 급감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0-24 09:04 수정일 2019-10-24 09:12 발행일 2019-10-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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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건물의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ATM기기. (사진=연합)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가 최근 들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불완전 판매로 논란을 일으킨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판매가 급감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8월 말 현재 26조3983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5893억원 줄었다. 개인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지난 7월 382억원 줄어든데 이어 8월까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8월 감소 폭은 2012년 8월(-6705억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컸다.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올해 들어서 증가세가 이어져 6월 말 27조25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자전거래를 통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DLF 사태 등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 판매사 중 DLF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KEB하나은행의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6월 말 3조275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7월(-1953억원), 8월(-1815억원) 두 달 연속 줄었다. 우리은행은 6월 말 2조9111억원에서 7월 말 2조9400억원으로 소폭 늘다가 8월 말에는 2조5299억원으로 급감했다. 8월 한 달 동안에만 4101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는 다른 주요 사모펀드 판매사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신한은행 판매 잔액은 7~8월 두 달 동안 71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고 국민은행은 오히려 1406억원 증가했다. 또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도 판매 잔액이 7~8월 두 달 동안 각각 456억원, 325억원 줄었지만 KEB하나은행이나 우리은행과는 감소 폭 면에서 격차가 컸다.

사모펀드 판매 잔액 현황을 유형별로 보면 DLF 사태때와 상품 구도가 비슷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파생형 상품의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파생형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6월 말 5조424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7월 말 5조3506억원, 8월 말 5조786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이는 주식형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이 6월 말 6928억원에서 8월 말 7166억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부동산형은 같은 기간에 2조6883억원에서 2조7801억원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또 사모펀드와 달리 공모펀드는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 잔액이 7~8월에도 계속 늘어 6월 말 87조9000억원에서 8월 말 89조6000억원으로 커졌다.

최근 DLF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사태까지 터지며 사모펀드 판매는 당분간 더 줄어들 전망이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