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손실·해외부동산 리스크… 증권업 실적 ‘빨간불’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0-03 16:35 수정일 2019-10-03 16:37 발행일 2019-10-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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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

증권업종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손실로 비슷한 금융상품의 발행이 감소하면서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채권 금리 상승으로 채권의 평가이익도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거래대금도 크게 줄어 브로커리지 수익도 줄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4898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다.

3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곳(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메리츠종금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합산은 9597억원으로 추정된다. 직전분기 1조524억원보다 9.6% 감소했다. 4분기 추정치 역시 8361억원으로 3분기보다 쪼그라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업계 채권평가 이익 감소, 파생결합증권 발행 감소 등 악재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원금비보장형 DLS 발행액은 9957억원으로 전월보다 49.8% 줄었다. 이로 인해 수수료 수익은 물론이고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통해 증권사들이 누렸던 자금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지난달 중 각각 0.13%포인트, 0.16%포인트 상승해 7월 이후 낙폭을 상당부분 회복했다”며 “증권사들의 초장기채 매입 수요 둔화, 10월 기준금리 인하 후 추가 인하 가능성 약화 등에 금리 상승과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파생결합증권 발행 감소는 레버리지 비율 정체로 이어지고 이는 곧 채권을 포함한 이자부자산 성장 둔화를 의미한다”며 “채권평가이익, 해외부동산 투자 감소가 심화될 뿐 아니라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투자여력도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중국 금융기관들이 한국 금융기관들에게 물량을 넘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신규 투자 수요 감소에 셀다운(빌딩 인수 후 재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익 감소와 레버리지 비율 상승 둔화가 겹치면서 내년 증권업계 자기자본이익률(ROE)는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대형증권사들이 새먹거리 사업으로 집중하고 있는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셀다운 목적으로 취급한 물건들이 재고로 쌓이기 시작해 6개월 이상 미매각된 물량의 규모가 6월 말 기준 1조3000억원에 달한다”며 “무리한 경쟁 심화로 미매각 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이런 영업 추세가 지속되면 증권사의 유동성과 투자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