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구원투수된 연기금… 이달 들어서만 2조5000억원 매수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9-25 09:14 수정일 2019-09-25 09:17 발행일 2019-09-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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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이후 두달만에 코스피 2100선 회복
반면 외국인 7747억원, 개인 1조8864억원 매도
2,100선 돌파한 코스피<YONHAP NO-2879>
코스피가 9.34포인트 오르며 2100선을 넘어 2101.04로 장을 마감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사진=연합)

최근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대량 순매수를 나서면서 증시 ‘구원투수’를 자청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101.04로 마감하며 13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코스피가2 100선을 넘어선 것도 지난 7월 23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이다. 기관은 이달 들어 약 2조589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이 가운데 연기금의 순매수액이 2조477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은 774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1조8864억원을 팔아치웠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개월간 기관이 강한 순매수를 보이면서 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며 “특히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나타났음에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 매수가 이어지면서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금 지수 상승은 거시경제 호재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연기금 수급에 의한 것”이라며 “연기금 중에서도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위한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급락장을 거치면서 국내 주식 자산의 투자 비중이 줄어들자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매수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2020~2024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 배분’에서 올해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 목표로 18%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6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 자산 중 국내주식 비중은 약 17.3%에 그쳤다.

다만 기관이 이끄는 반등 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순매수하면서 부진했던 한국 증시가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며 “섣부르게 행동하는 것보다는 협상에 대한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 주말 사이 부각된 미중 갈등, 최근 상승에 따른 기술적인 부담 등으로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며 “고배당 및 실적 개선 업종 중심의 기존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