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효과 '톡톡'… 필승코리아 펀드 가입액 400억 돌파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9-01 11:00 수정일 2019-09-01 15:09 발행일 2019-09-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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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문 대통령 가입 후 나흘만에 100억 늘어
문 대통령, '필승 코리아 펀드' 가입<YONHAP NO-2266>
문재인 대통령이 8월 26일 오전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 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연합)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문재인 대통령의 가입 이후 나흘간 100억원 가까이 늘었다.

1일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 가입액이 8월29일 기준 총 4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달 14일 출시된 이 펀드의 하루 평균 가입액이 1억원에 못 미쳤던 것과 대비된다. 이 펀드의 출시 직후 23일까지 열흘간 총 가입액은 305억원에 그쳤다. 농협 계열사들이 기초 투자금으로 낸 300억원을 제외하면 5억원 안팎의 자금 밖에 담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달 26일 문 대통령 가입 직후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이 펀드의 설정액이 나흘간 총 1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면서다.

대통령 가입 효과다. 문 대통령은 가입 당시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회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등과 간담회도 갖고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제조업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 된다.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한 대응조치로서뿐만 아니라 우리 경쟁력을 위해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국무위원, 지방자치단체장 등도 이 상품 가입에 잇따라 동참했다.

과거에도 대통령들이 펀드에 가입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9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확산을 막자는 취지에서 “간접투자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언급했고 실제 같은 해 12월 적립식 펀드 상품 2개에 가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5년 7월 예금 8000만원을 1000만원씩 8개의 펀드에 분산 투자했다. 노 대통령의 당시 펀드 가입도 부동산에 몰리는 시중 여유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례에서 보여지듯 대통령의 펀드 가입은 일반적으로 투자 활성화, 자본시장 안정 등 시대 상황에 맞는 정책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무역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우리 정부의 ‘극일’(克日) 기조에 어울리는 펀드인 셈이다. 펀드의 초기 포트폴리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SK머티리얼즈 등 대형주를 비롯한 국내 주식 60여종목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 주식 27개 종목도 포함됐다.

이 펀드의 출시 후 8월29일 현재 수익률은 0.21%다. 운용보수는 일반적인 수준인 0.7∼0.8%보다 낮은 0.5%로 NH-아문디운용은 운용보수의 50%는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대학과 연구소 등에 기부한다는 방침이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