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상폐·신라젠 압수수색… 바람 잘 날 없는 바이오株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8-29 13:45 수정일 2019-08-29 14:15 발행일 2019-08-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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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올해 초 7만원서 1만원대로 추락… 86% 뚝
전문가들 "임상성공이라는 단서로 투자해선 안돼"
신라젠 '펙사벡 임상 중단 권고' 소식에…<YONHAP NO-2971>
지난 일 오후 서울의 한 금융정보회사 모니터에 표시된 신라젠 주가. (사진=연합)

임상 실패와 기술수출 반환,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계에 신라젠 압수수색이라는 악재가 또 터졌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바이오주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신라젠은 28일 오후 1시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50원(0.48%)하락한 1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중 19.46%나 급락했다. 올해 초 7만원대를 기록하던 신라젠은 1만원대로 86%나 쪼그라들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5월 28일부터 주권매매가 거래 정지된 상태이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올 초 4만원대이던 주가가 8000원대로 주저앉았고 4896억원인 주식 모두가 휴지조각이 될 위기다.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 외에도 의약·바이오 산업은 최근 잇단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식회계 논란으로 1년 전에 비해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에이치엘비와 한미약품은 각각 글로벌 임상3상 지연, 당뇨 비만 신약 기술수출 취소 소식이 전해지며 두달보다 에이치비엘은 50% 한미약품은 30% 하락했다.

지난달 말 기준 셀트리온과 신라젠·헬릭스미스·에이치엘비 등 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무려 11조4000억원 줄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제약·바이오 기업 스스로가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기대를 깨버린 결과라고 봤다. 기술수출 취소 차원·임상 실패 등 제약업종 특성상 일반 주주들에게 정보 비대칭이 심한데도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투자자 손실을 초래했고 결국 업계에 대한 신뢰마저 잃게 됐다는 것이다.

신라젠의 대주주와 경영진은 펙사벡 임상3상 중단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지분을 팔아치워 총 2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화했고 네이처셀은 라정찬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6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600억원을 유상증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주가를 하루 만에 23% 이상 끌어내렸다. 상폐를 앞둔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또한 임상성공 이라는 단서만으로 무분별한 투자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제약사의 신약개발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 임상실패 등의 사례가 산업전체에 주는 영향이 무디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 과도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거기다 최근 쏟아지는 악재가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는 모습”이라며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한 비중 조절 등 여러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뢰가 낮아진 상황에서 리스크가 적은 상위 전통 제약사와 R&D 파이프라인의 펀더멘털이 강화되는 바이오텍 업체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