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양현석·이수만, 야속한 회장님…개미 울린 오너리스크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8-12 15:50 수정일 2019-08-12 15:50 발행일 2019-08-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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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여성비하 유튜브 영상’을 직원들에게 시청하게해 물의를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오너리스크가 한국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기업의 수장들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독단적인 활동으로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주고 있는 것이다.

12일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콜마, YG엔터테이먼트, 에스엠은 각각 4만7100원, 2만300원, 3만150원에 거래중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회장님’의 문제로 급락했다.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 7일 직원 조회시간에 극우성향의 동영상 시청을 강요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윤동한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일본 수출 규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영상을 틀어 문제가 됐다.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한국콜마 주가는 4거래일간 5.8%나 떨어졌다.

이날 한국콜마는 장중 4만5850원까지 떨어져 지난 9일에 이어 52주 신저가를 2거래일 연속 경신했다. 윤회장이 30%의 지분을 가져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콜마홀딩스도 전일 대비 0.25%(50원) 내린 2만350원에 거래중이다. 한국콜마홀딩스도 역시 장중 1만9600원까지 내려 신저가를 기록했다. 윤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콜마 불매운동은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다.

귀가하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6월 27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

와이지엔터테인먼트( YG 엔터) 역시 오너리스크로 주가가 크게 내리고 있다. 양현석 전 YG엔터 대표의 경우 지난 6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16% 수준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 전 대표는 2014년 9월 서울 강남의 한정식 식장에서 말레이시아 재력가와 외국 부호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거기다 지난 8일 해외 원정도박을 위해 환치기를 했는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YG엔터 주식은 7월 17일 전일보다 2.48% 떨어진 2만7550원으로로 마감했고 12일 종가 역시 전 거래일보다 0.22% 하락한 2만3100원으로 마감했다. 대표이사직에 사퇴한 지난 6월 14일 2만9500원보다 21%나 내린 값이다.

유명 연예기획사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엔터)도 이수만 SM엔터 총괄 프로듀서 때문에 주식이 폭락했다. 지난 6월 이수만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음악 자문 등의 명목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받아간 사실이 들어나면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이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소유한 라이크기획을 통해 영업이익의 46%인 145억원 인세를 받은 것은 회사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주들은 라이크기획과 SM엔터의 합병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지만 지난달 31일 SM엔터가 끝내 거부하면서 SM엔터 주가는 3만1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12일 SM엔터는 전 거래일보다 0.98% 내린 3만300원에 거래 중이다.

오너리스크는 소액 투자자에겐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지만 이에 따른 피해는 투자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임현일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의 총수 리스크를 개인 투자자들이 짊어지고 있다”며 “횡령이나 배임 같은 범죄 의혹이 아님에도 오너의 실망스러운 행태에 투자자들의 이탈이 발생하는 것도 오너리스크의 한 부분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