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에 환율 치솟고 코스피·코스닥 급락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8-05 16:43 수정일 2019-08-05 16:43 발행일 2019-08-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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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한국 증시가 휘청였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었고 코스피가 급락했다. 특히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코스닥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5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91포인트(7.46%) 내린 569.7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600선 아래로 밀린 것은 2017년 3월 10일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종가는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낮다. 낙폭은 2007년 8월 16일(77.85포인트)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크다. 하락률은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지수는 1.01포인트(0.16%) 떨어진 614.69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9분 코스닥150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코스닥150)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정지된다고 공시했다. 코스닥150선물가격이 기준가보다 6% 이상 움직이고 코스닥150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를 3% 이상 벗어나는 상태가 1분 동안 계속되면 거래소는 사이드카를 발동해 충격을 줄인다. 코스닥시장에 사이드카가 내려진 것은 3년 1개월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자금을 빼내자 코스닥시장은 맥을 못 추렸다. 외국인이 371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36억원, 101억원을 사들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뛴 탓에 주가는 주저앉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3원 오른 1215.3원에 마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을 피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져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며 “환율이 당장 내리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의 무역 분쟁이 해결돼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코스피는 51.15포인트(2.56%) 내린 1946.98로 거래를 끝냈다.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값이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143억원, 4417억원어치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만 7345억원어치 샀다.

업계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을 하는데다 일본까지 보복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대외 불확실성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국내 기업 실적까지 부진해 내국인마저 해외 투자처로 눈을 돌린 모양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에서는 신라젠을 비롯한 바이오업종에서 악재가 터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유혜진·홍예신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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