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탓? 신흥국 중 경상흑자국 주가만 내렸다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7-24 17:03 수정일 2019-07-24 17:03 발행일 2019-07-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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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이후 신흥국 중 경상수지 흑자 국가에서 주가·통화가치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적자국가에서는 오히려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가 2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경상수지 흑자국의 주가는 5.2% 하락했지만 적자국은 6.3% 올랐고 중남미 지역 적자국도 되레 5.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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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주가·환율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이 16.6%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말레이시아(-10.1%), 대만(-6.6%), 베트남(-6.5%) 순이었다. 경상수지 적자국에서는 콜롬비아(+32.3%), 브라질(+30.4%), 인도 (+11.2%), 필리핀 (+10.4%)이 크게 올랐다.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상대적으로 중국과 연계성이 높은 아시아 국가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거기다 대중국 수출의존성과 중국과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높은 순으로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평이다.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과 제조업 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8.3%), 말레이(2.2%), 베트남(1.8%), 태국(1.5%)은 경상수지 흑자국이면서 주가 ·통화 가치가 떨어졌고 특히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한국(9.1%)의 주가·통화가치는 하락 폭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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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과의 GVC 비율. 자료:WTO

김 연구원은 수출 비중보다 중국과의 글로벌가치사슬(GVC) 지수가 더 높은 국가들에게 더욱 부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미국과의 가치사슬 의존성보다 중국과의 가치사슬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타격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중 분쟁이 기술·패권전쟁으로 확산되면서 양국 간 무역마찰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뒤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호주 등이 중국 중심 GVC가 높아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국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다고 해서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기회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중 마찰 장기화로 세계무역과 산업구조가 변화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수시로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된다”고 말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