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몸집 불리는 회사채…비우량 회사채는 ‘빨간불’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7-22 14:46 수정일 2019-07-22 14:47 발행일 2019-07-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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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금리 하락기를 맞은데다 기관 투자자들이 우량 회사채에 대한 경쟁적 투자 확대로 관련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역대 최고치인 79조4000억원, 올들어 6월까지 48조6000억원 규모가 발행됐다. 아울러 신용등급별 만기의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졌다.

자본시장연구소의 ‘최근 회사채시장의 구조변화 진단’에 따르면 공모 회사채의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2015년 4분기 1.23대 1에서 2017년 4분기 2.7대 1로, 2019년 2분기 5.28대 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신용사건이 거의 발생하지 않음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국채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우량 회사채를 경쟁적으로 사들이는 것이다.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회사채 투자 수요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모 비중은 2010년 90.2%에서 2014년 76%, 2017년 66.7%, 2019년 6월 기준 68.1%로 기록했다. 기업과 기관이 개인적으로 접촉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사모사채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회사채의 평균 만기는 길어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한 평균 만기는 2010년 3.5년에서 2015년 4.4년, 2018년에는 5.2년으로 늘어났다.

신용등급별 평균 만기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AAA등급의 평균 만기는 2010년 53.2개월에서 올 6월 139개월로 급격히 늘어났다. AA등급과 A등급의 평균 만기는 정체를 보였고, BBB등급의 평균 만기는 같은 기간 30.7개월에서 26.7개월로 짧아졌다.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은 “회사채 평균 만기가 늘어난 것은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투자자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회사채 주요 투자자인 보험회사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장기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회사채 시장의 근본적인 시장구조의 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A등급 이상 비중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공모 회사채를 통한 조달에 제약이 존재하고, 회사채 장기화 추세는 최고 신용등급 회사채에 한정돼 있다.

김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모사채시장은 투명성이 낮고 투자자가 한정돼 있으며 저등급 채권의 신규 수요도 확대되지 않고 있다”면서 “회사채 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AA등급이나 A등급의 평균 만기도 장기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