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길 錢카페] “월정액만 내면 끝”…금융도 구독 서비스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19-07-22 14:47 수정일 2019-07-22 16:56 발행일 2019-07-23 9면
인쇄아이콘
115855422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정액을 선불로 지불하고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구독 서비스가 인기다. 잡지나 신문을 받아 보던 전통적인 구독 서비스에서 확장돼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구독경제의 유형은 정기배송, 무제한 이용, 고가품 장기렌털로 나뉜다.

구독경제 시장이 성장하면서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 ‘버거킹’은 ‘커피 구독’ 서비스를 출간했다. 일본에선 월 3000엔만 내면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가게가 인기다. 주류 멤버십 서비스업체인 국내 스타트업 데일리샷도 월 9900원을 내면 하루에 한잔 마실 수 있는 서비스로 이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와브는 자사 로드어드바이저 투자 자문 서비스를 월 정액 방식의 구독 서비스로 전환했다. 투자 자문업 최초의 구독 서비스다.

월 정액을 내면 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온라인에서 알고리즘 기술을 이용해 고객들의 위험 성향과 목표에 따라 자산 관리를 해주고, 설계 전문가가 의견을 제공한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자문 서비스의 경우 일정 수수료를 받고 영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찰스 슈와브는 수수료 방식보다 단일 가격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다. 이런 방식은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와 같다. 넷플릭스의 유료 이용자 10명 중 4명은 20대(49%)다. 30대(28%)까지 합하면 77%나 된다. 찰스 슈와브는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기존 자산관리 시장에서 소외된 이 세대를 포섭한다는 전략이다.

프랑스의 핀테크 기업 샤인은 프리랜서나 1인 기업을 대상으로 월정액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의 목표는 프리랜서들이 자사의 앱 하나만으로 모든 은행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프리랜서들이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독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프리랜서의 법인세·판매세 등을 챙겨주고 가입자에게 국제 은행 계좌번호를(IBAN)을 발급해 자사 앱에서 현금 인출 및 온라인 지불도 가능하게 했다.

사업 규모에 따라 월 4.9~7.9유로를 지불하면 프리랜서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책임져 주는 1인 금융비서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샤인을 이용 중인 프리랜서는 2만5000여 명에 달한다.

국내에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의 ‘토스 프라임’이 있다. 월 2900원을 내면 멤버십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다. 내 계좌 간 송금 무료, 전국 ATM 무료 출금, 신용등급 상승 솔루션 제공 등이 혜택이다.

구독경제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소유’보다 ‘경험’에서 얻는 만족을 중요하게 여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2015년 4200억달러(약 470조원)였던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20년 5300억달러(약 59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