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양극화 넘어 초양극화…지방-서울 격차 점점 벌어져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12-25 16:58 수정일 2018-12-25 16:58 발행일 2018-12-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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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는 주택시장 전경 (연합)

정부의 각종 규제와 시장 불안정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주택시장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장세로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방 아파트값은 3년째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한 해 동안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보다 0.3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올 한 해만 놓고 보면 전국 집값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살펴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로 지난해보다 6.92%가 올랐다. 지난 2017년 1년 동안 4.71% 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2% 포인트 이상 더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하락 폭이 훨씬 가팔라졌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아파트값이 0.57% 떨어진 지방은 올해에만 3.56% 더 떨어졌다. 한 해 사이 약 3%p 가량 낙폭이 더 커졌다. 일부 지방의 경우 지역산업 침체와 맞물리며 집값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내려간 울산광역시는 지난해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11.22% 떨어졌다.

청약시장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은 미친 집값과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맞물리면서 ‘로또청약’ 열풍이 계속 불고 있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아파트투유에 공개된 서울아파트의 청약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까지 2018년 서울 아파트의 경우 27.9대 1의 경쟁률로 2017년 13.4대 1의 경쟁률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지방은 청약 미달 사태에 이어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 물량 가운데 지방 비중은 2015년 50.19%에서 2016년 70.41%, 지난해 81.88%, 올해(10월까지) 88.94%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와 올해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결과적으로는 서울과 지방 간의 양극화 심화로 나타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추세가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 기조가 계속되고 금융, 세제, 청약 등 강력한 수요억제책이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갈 확률이 높다”며 “서울은 수요가 많아 보합 혹은 조정이 예상되지만, 지방은 하락세와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