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올해 해외수주 가뭄…내년 전망도 '우울'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12-23 16:31 수정일 2018-12-23 16:32 발행일 2018-12-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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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년 연속 300억 달러를 밑도는 가운데 내년에도 해외건설 수주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한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현장 모습. (연합)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총 수주실적이 300억 달러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액은 267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6억달러보다 4.17% 증가했지만 3년 연속 300억달러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수주액이 3년 연속 300억달러를 밑돈 것은 2004~2006년 이후 12년 만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액은 2014년 6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듬해 461억달러로 추락했다. 3년째 200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2014년 배럴당 20달러대까지 추락한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수주 건수는 전년 대비 2% 증가에 그치고 진출업체는 7% 줄었다. 올해 진출 국가가 105개국으로 작년보다 3개국 늘었을 뿐이다.

실적 약세의 가장 큰 영향은 역시 중동수주 규모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중동지역 실적은 92억3325만 달러로 전체 실적의 32.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 중동지역 실적은 전체 수주규모의 50% 정도에 달했다. 게다가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3억5083만 달러의 64%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아시아 지역 수주실적은 현재 154억6439만 달러로, 지난해 124억388만 달러보다 30억 달러 이상이 증가했다. 이 밖에 올해 태평양·북미(10억4062만 달러), 유렵(7억718만 달러), 아프리카(8억8210만 달러), 중남미(7억3253만 달러)를 기록하며 모두 지난해 2배 이상 웃돌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수주 가뭄은 건설사별 실적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48억6865만 달러→19억5772만 달러), 대우건설(22억6628만 달러→18억7711만 달러), 대림산업(26억5592만 달러→13억6685만 달러), 현대건설(21억9184만 달러→12억9880만 달러), 포스코건설(13억9245만 달러→12억2142만달러), GS건설(14억7005만달러→9억2529만 달러) 등 주요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올해 해외수주실적이 지난해 보다 줄어들었다.

지난해보다 해외수주실적이 증가한 업체는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SK건설 뿐이다.

문제는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해외 건설경기 침체 속에 일감 자체가 적고 수익 규모가 작아 과거와 같은 성장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어 신중하게 수주에 나서고 있는 데다,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진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았던 중동발 물량 증가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지난달말부터 다시 내림세를 보이며 발주 여건이 악화됐고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도 여전하다”며 “내년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내년도 어려운 여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