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절벽’ 현실화… 호가 1억 낮춘 급매물도 안팔려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11-21 16:30 수정일 2018-11-21 16:31 발행일 2018-11-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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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은?
서울 아파트 시장에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잠실 일대 공인중개업소 전경 (연합)

서울 주택 시장이 ‘거래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에 거래가 뜸한 상황이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이달 거래량은 전달의 15~20%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1억~2억원씩 호가를 낮춘 매물이 등장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이달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2407건으로 지난달 1만 234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면 지난 6월 기록한 월별 최저인 4700여건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남은 더 심각하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338건으로 지난달 1869건의 20% 이하로 나타났다. 이달 말까지 약 열흘 남은 시간을 감안해도 지난달 거래량의 절반 이하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KB국민은행 주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지수는 지난 5일 4.0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8월 12일 3.2를 기록한 후 약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0~200 사이인 매매거래지수는 100을 넘어설수록 거래가 활발하고, 100 아래로 내려갈수록 거래가 한산하다는 의미다. 지난 8월 서울 집값 급등에 매수세가 몰리며 8월 27일 65.7까지 올랐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지수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두 달여 만에 61.7P 급락했다.

실제로 강남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매수·매도자 모두 집값 추이를 살피면서 관망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수요자의 경우 본격적으로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예고된 기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자들이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9.18%로 지난해(4.69%)의 두배가 넘을 정도로 급등했다”며 “수요자들이 단기간 급등한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데다, 부동산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금리 인상까지 맞물려 웬만해서는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문가는 “당분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춰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 거래절벽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장기간 거래가 안 된다면 집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