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 경기도에 분양 ‘봇물’… 미분양·역전세난 우려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11-14 16:11 수정일 2018-11-14 16:12 발행일 2018-11-15 18면
인쇄아이콘
20180612
신규 아파트 공사를 추진 중인 경기도 한 단지 전경 (사진=브릿지경제 DB)

연말까지 경기도에 대규모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 안성, 안산, 평택 등 경기도 일부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하락하고 미분양 물량이 넘쳐 나는 등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는데다 최근 2~3년 새 입주 물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14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1월 전국에서는 총 2만4878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가 분양하며, 일반분양 물량은 1만8835가구다. 이는 지난달(1만1174가구) 보다 약 70%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시·도별로는 5790가구가 쏟아지는 경기도의 분양물량이 가장 많다. 이중 인천에 2736가구가 신규 분양된다.

여기에 이달 경기도와 인천에서 전국 입주 물량의 절반이 쏟아진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달에도 전국 입주 물량의 44%가 집중돼 공급 폭탄에 따른 시장 침체가 우려된다.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8580가구이며 전체 물량 중 45%인 1만7364가구가 경기와 인천에 집중됐다. 지난달에도 경기도는 전체 입주 물량(3만4512가구)의 44%(1만5353가구)가 집중됐다. 이달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인천 송도(2708가구)와 청라(1163가구), 경기 김포(1770가구)·고양(1690가구)·안산(1005가구), 충남 천안(1646가구) 등은 입주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문제는 수요가 공급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경기도에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전국 미분양 주택의 12.6%인 7651가구에 달한다.

이와함께 공급이 늘어나면서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는 벌써부터 역전세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파주, 용인, 평택 등 일부 단지는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금융부담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을 낮추거나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힐스테이트 운정’(2998가구)와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1956가구)가 입주를 앞두면서 1억원대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2억5000만~2억8000만원대였던 전용 59㎡ 전셋값은 최근 1억9000만원까지 내렸다. 용인 남사지구에서 입주가 시작된 6500여 가구의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역시 한꺼번에 많은 가구가 입주를 하면서 2000~3000만원 안팎의 마이너스 피 물건이 나오고 있다.

평택시 상황도 비슷하다. 평택 내 공인중개소 등에 따르면 이달 입주하는 ‘소사벌더샵’ 가격은 분양가 대비 1000만~2900만원 내렸고,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전세 물건이 남아 돌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도 부동산시장 침체 원인을 과잉공급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지역 주택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우려가 큰 상황인데 정부의 수도권 공급물량이 대부분 경기도에 몰린다면 물량 압박에 몸살을 앓을 수 있다”며 “지금 경기도는 막대한 미분양 물량과 그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