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올해 도시정비 수주 ‘뚝’…실적 감소 빨간불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10-22 17:05 수정일 2018-10-22 17:05 발행일 2018-10-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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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사업 물량이 급격히 감소한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

올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이 저조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시행하면서 사업 환경이 악화돼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비사업 물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전년에 비해 10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현대, 대우, GS, 롯데건설 등 지난해 서울 강남과 수도권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적이 좋았던 대형 건설사들도 수주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대치쌍용2차 등 5815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4조6000억원에 달했던 지난해 수주액의 12%에 불과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공사비 1조375억원 규모의 부산 감만1구역 재개발사업을 비롯해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4145억원) 등 총 9개 현장에서 2조8744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따냈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10구역 등 3개 현장에서 5259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GS건설은 올해 3개 현장에서 9187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고, 작년에 조 단위 수주액을 기록했던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건설의 경우 올해 수주액이 지난해의 50~60% 수준에 그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13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가 재건축 수주전 비리 관련 처벌이 강화되자 조합과 건설사 모두 올해 하반기 예정된 사업을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건축 사업의 대어로 손꼽히던 단지들이 사업 자체를 연기하면서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수주 실적이 상당히 많이 감소했다”며 “연말 시공사 선정을 앞둔 일부 사업지를 놓고 실적을 만회하려는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