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스마트 헬스케어 구축에 사활건 의료계…'빅데이터'구축부터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9-12 18:20 수정일 2018-09-12 18:22 발행일 2018-09-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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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위한 정책회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위한 정책회의 (연합)

의료계가 스마트 헬스케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빅데이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병원을 법적인 ‘연구개발 주체’로 규정하고 정밀의료·의과학자 등 첨단기술 및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2일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 헬스케어의 기술 분야 중 빅데이터 기술(45.9%)을 시장 성장의 핵심으로 꼽았다. 미래 의료 패러다임인 정밀·예측·예방·개인 맞춤형 의료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개인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데이터들은 AI(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 등에 활용되면서 그 가치는 더 극대화 될 전망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 등 대형병원들이 빅데이터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병원들은 데이터 수집 뿐 아니라 정제, 가공, 표준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대 의료빅데이터연구센터(MBRC)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대학ITC연구센터(ITRC) 사업 일환으로 지난 7월부터 앞으로 4년간 의료 빅데이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연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숫자 데이터와 달리 그림이나 영상, 문서처럼 형태와 구조가 복잡해 정형화 되지 않은 데이터인 비정형 의료데이터를 표준화·정형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세브란스병원도 지난해 의료영상데이터사이언스센터(CCIDS)를 개소했다. 센터는 병원내 의료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표준화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최적화 된 프로세스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서울아산병원은 하루에 만명이 넘는 환자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해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를 열었다.

이와 함께 한국형 의료 빅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병원간 공동연구도 시도된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분당서울대병원은 세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연동해 공동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진료 노하우가 녹아있는 의료 정보를 병원간 공개하는 것을 꺼려왔지만,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에 여러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들이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선 빅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주요 대형병원들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 관심이 없었던 병원들의 연구와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주요 병원들의 적극적 연구와 노력으로 병원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데이터들이 여러 사업에 적용되면서 조만간 상당한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업계의 이러한 노력이 상당히 고무적이며 의료 빅데이터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