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주택시장 규제 피해 '수익형 부동산' 공급 경쟁 치열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09-11 09:38 수정일 2018-09-11 09:53 발행일 2018-09-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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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시티자이 파크 에비뉴 사업설명회 사진_
그랑시티자이 파크 에비뉴 사업설명회 (사진제공=GS건설 )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연이은 규제로 두터워진 아파트 투자벽을 피해 몰린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이러한 기류에 편승해 수익형 부동산의 신규 공급도 활기를 찾음에 따라 분양을 앞둔 상가나 오피스텔은 가격과 상품 등 다방면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의 치열한 히든카드 경쟁은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발표된 8.2 대책부터 지난달 발표된 8.29 대책까지의 연속된 주택시장 규제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돌아섰다. 특히, 8.2 대책 이후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중과에 따른 주택 처분으로 마련된 상당수의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스며든 반사이익 효과도 컸다.

이는 상업·업무용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간 전국의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22만 7733건으로 첫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동기간 거래건수로는 최고점을 찍었다. 올 3월 한 달 동안의 거래건수만 놓고 보면 3만 9082건으로, 조사 이래 월별로는 가장 많을 정도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신규 공급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일례로, 부동산114 기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전국 상가 분양물량(점포 수 기준)은 총 1만3838실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10년(2009년~2018년) 동기간에서는 가장 많은 양이다. 오피스텔의 경우도 올 상반기 동안 4만501실이 쏟아졌는데, 이 역시 최근 10년간 동기간 조사에서는 최고점을 찍었다.

수익형 부동산의 선두주자격인 상가와 오피스텔의 신규 공급이 몰리면서, 해당 상품을 공급하는 건설사들의 차별화 전략도 빛을 발하고 있다. 가격을 낮추고 상품성을 높이는 등 저마다의 히든카드를 하나씩 꺼내들며 차별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신규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안산에서 선보이는 ‘그랑시티자이 파크 에비뉴’는 착한 가격을 히든카드로 내놨다. 앞서 선보인 라이프 포트 에비뉴가 최고 낙찰가율 196%를 기록하며 117실 모두가 하루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공급가격은 이례적으로 앞선 두 상가보다 낮췄다. 이는 지난 8일 개최한 사업설명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600여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치열한 입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파크 에비뉴의 1층 상가는 상당수를 차지하는 전용 40㎡대 이하의 가격이 4억2000만~6억8000만원선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반면, 6월 분양한 그랑시티자이 에비뉴의 1층 가격은 6억5990만~11억9000만원(라이프), 5억2090만~21억2770만원(포트) 수준이었다. 면적이 작아서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평균 면적은 오히려 이번 파크 에비뉴 쪽이 크다.

올 4월 경기도 부천시 약대동에서 선보인 ‘부천 아이파크 단지 내 상가’ 또한 1층 전면 상가 기준 분양가를 3.3㎡당 1860만원선에 내놨다. 부동산114 기준 인근에선 선보인 신규 상가의 1층 기준 3.3㎡당 분양가인 3400만원보다 절반가격 수준이었다.

상가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될 경우 투자 부담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는 비슷한 수익률을 유지하면서도 임차인의 월세 부담을 낮출 수 있어 모집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분양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금융비용이 줄어들 경우, 차후 지역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면 그만큼의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는 수요자에겐 매력적인 장점이다.

오피스텔의 경우는 ‘아파트 닮은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는 흔히 주거용 오피스텔에서 아파트 같은 주거 환경을 선보이기 위해 커뮤니티를 다채롭게 늘리고 평면의 효율성을 높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소형 오피스텔로의 히든카드로 자리 잡으며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의 히든카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27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또 한번 예고됨에 따라 주택시장의 높아진 투자벽을 피해 유턴한 투자자들로 수익형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신규 수익형 분양 시장도 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다방면에서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