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변두리 중소형 아파트 매물 품귀…2006년 주택시장 '판박이'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18-09-10 14:33 수정일 2018-09-11 17:41 발행일 2018-09-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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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변의 아파트 전경. (연합)

강남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호가가 뛰고 매물도 씨가 말랐다.

집값 폭등기인 지난 2006년 가을처럼 이른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아파트의 ‘가격 갭 메우기’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은 강북권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매매가격 상승폭이 높게 유지됐다.

구별로는 △노원(1.00%) △성북(0.95%) △강동(0.92%) △강서(0.77%) △동작(0.75%) △송파(0.71%) △중구(0.71%) △강북(0.69%) 등이 강세를 보였다.

외곽 지역 아파트의 거래량도 증가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1~11일)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428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지난날에는 일평균 23.4건이 거래됐는데 이달 들어 약 66% 급증한 38.9건 거래됐다. 이어 도봉구(241건), 성북구(230건) 순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중소형 단지가 많은 강북지역이 거래량 1~3위를 차지했다.

집값 급등에 다급해진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매물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실제 네이버 부동산 매물을 보면 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의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봉구 창동 성원 80㎡는 8월말 보다 1500만원 오른 4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이 가격에도 구하기 어렵다. 매물이 한건도 없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연희 한양 87㎡도 지난 7월 4억2800만원에 실거래 됐지만 현재는 호가가 2200만원 오른 4억5000만원짜리 매물 하나뿐이다.

은평구 수색동과 증산동 일대 아파트 매물도 동이 났다. 수색동 일대에는 10개 아파트가 있지만 이 중 7개 단지는 매물이 0건이다. 증산동 역시 대부분 단지들의 매물이 없는 가운데 그나마 있는 단지들도 한두건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곳의 집값 급등세가 가격이 저렴한 변두리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