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입국장 메르스 검역, 밀접접촉자 22명 격리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9-09 14:25 수정일 2018-09-09 17:09 발행일 2018-09-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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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만에 메르스 환자 발생에 정부 비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만에 발생한 8일 저녁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굳은 표정으로 감염자 상황 및 관련 대책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다시 발생한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이 공항 입국심사대를 아무런 의심없이 통과한 것으로 확인돼 검역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를 다녀온 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61세 남성(서울거주)은 입국 당시 설사 증세를 보였지만, 공항 검역대에서 체온을 측정했을 때 정상이었고 호흡기 증상도 없어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 통과했다. 이 남성은 공항을 빠져나온 지 4시간 후 설사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서는 감염자와 사전통화 후 격리실에서 진료했으며 이후 발열과 가래 및 폐렴 증상 확인 후 메르스 의심환자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검역과정에서 이 남성이 귀국 전 이미 설사 등 소화기 증세를 보이고 있었고 또 설사치료를 위해 중동 현지 병원을 방문한 점 등이 고려됐다면 충분히 메르스를 의심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질본은 확진자의 입국 이후의 이동 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파악된 밀접접촉자는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확진자 좌석 앞뒤 3열) 10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가족 1명,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리무진택시 기사 1명 등 총 21명(9일 오후 5시 현재)으로 발표했다. 전날 발표된 밀접접촉자에 택시기사가 새로 포함됐으며, 확진 환자와 항공기에 동승한 승객 등을 비롯한 일상접촉자 440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통보해 수동감시하고 있다. 당국이 확진자의 공항 이동 경로 등을 CCTV로 분석하고 있어 접촉자 규모는 추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 질본은 감염자가 쿠웨이트에서 감염됐는지, 감염됐다면 구체적으로 쿠웨이트 어느 지역에서 감염됐는지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메르스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여부도 유전자 검사를 해서 알아본다는 계획이다.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는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어떻게 변형됐느냐에 따라 독성이 강하거나 약할 수 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