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추진 ‘보류’…서울 집값 ‘이상과열’ 진정될까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08-26 16:18 수정일 2018-08-26 16:29 발행일 2018-08-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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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 이계풍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 발표와 추진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서울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박 시장의 발언 이후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며 급등하고 있는 서울 집값은 일시적으로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급등하던 서울 집값의 오름 폭이 줄어 들 뿐 상승기조는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박 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 발표’ 브리핑을 통해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은 현재의 엄중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마스터플랜 개발 계획 발표 이후 서울 집값 급등 현상이 빚어지며 이상과열이 빚어지고,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정부 안에서도 강한 우려가 쏟아지자 결국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이 시장 상황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고, 정부와 협의 없이 부동산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 집값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여의도·용산을 중심으로 시장에 나왔던 매물이 자취를 감추며 일부 단지들은 한달 새 1억~2억원씩 값이 뛰었다.

그러나 박 시장이 하지만 계발 계획을 보류하기로 하면서 서울 집값의 이상 과열현상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량을 동반하지 않고 호가만 수천만원씩 뛰는 기이한 현상은 멈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동환 서울사이버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여의도와 용산 일대가 한순간에 터무니 없이 오른 측면은 있다”며 “실거래가가 아닌 호가는 개발 계획이 받춰주지 못하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수요가 받쳐 주고 있어 상황을 장기적으로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집값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에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발언이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서울의 주택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꾸준해 수요를 억누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서울은 실수요자들이 지금이라도 사야겠다며 달려들고 있다”며 “당분간 서울 집값이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환 교수 역시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이 흐르고 있는데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부동산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서울은 워낙 공급이 없기 때문에 수요 억제책은 시장 안정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