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문제 갖고있는 소아청소년 83% 전문가 도움 요청 안해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8-20 17:08 수정일 2018-08-20 17:08 발행일 2018-08-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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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 (사진제공=서울대병원)

국내 소아청소년들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우울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전문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 해 보인다.

20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은 일산백병원·대구카톨릭대병원·제주대병원과 함께 4개 권역(서울, 고양, 대구, 제주)의 소아청소년 4057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유병률과 관련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진단된 유병률은 적대적 반항장애(5.7%)가 가장 많았으며, 특정공포증(5.3%),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3.1%), 틱장애(2.6%), 분리불안장애(2.3%)가 뒤를 이었다.

고위험군 유병률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11%), 적대적 반항장애(10%), 분리불안장애(5%), 사회공포증(5%), 틱장애(5%) 순이었다.

성별에 따라선 남성에서는 적대적 반항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가 많았고, 여성에서는 불안장애, 우울장애, 섭식장애의 비율이 높았다.

어린 나이에 외상(트라우마)을 겪거나 모(母)의 임신 중 스트레스가 있으면, 위 문제 진단의 위험성이 약 2배 이상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살관련 설문에서는 대상자의 17.6%가 자살에 대해서 생각한 적이 있었으며, 3.7%는 자살 의도를 가졌고 5.8%는 의도는 없지만 자해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과 자해에 대한 위험성은 우울과 불안이 심할수록 높았으며, 반항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되는 외현화 증상과도 유의한 상관성을 보였다.

이처럼 국내 소아청소년들은 다양한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지만, 대상자의 17%만이 전문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소아청소년정신과를 통한 약물치료 경험도 6%에 그쳤다.

연구팀은 아동 청소년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성인기의 다양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예방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붕년 교수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은 우리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청소년 정신질환에 대한 대응책과 보건의료 및 교육복지 서비스 투입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최소 3년에 한 번씩은 체계적이고 전국적인 역학조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