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보다 더 취약한 소아 온열질환…체온유지·수분관리 중요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8-14 09:42 수정일 2018-08-14 09:42 발행일 2018-08-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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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원해!'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연합)

낮 최고기온이 38도에 이르며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아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아는 어른보다 열이 많고 열 배출이 힘들어 온열 질환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14일 전문의들은 장시간 뜨거운 열에 노출될 경우 어지러움 증상의 초기 온열질환에서 열사병인 중증 질환으로 발전될 수 있어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먼저, 바깥 활동이 많은 소아들은 열로 인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정맥 내 혈액이 정체되는 경우 어지러움, 기립성 저혈압 및 실신이 발생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는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 호흡이 빨라지고, 과도한 호흡으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배출된다”며 “동맥혈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범위 아래로 떨어지면 호흡곤란, 어지럼증, 손, 발이 저리고 마비되는 느낌, 실신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중심체온은 40도까지 상승 할 수 있어 체온이 너무 높아지지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소아는 중증 온열질환에 따른 증상이 성인에 비해 심해 더욱 위험하다. 이에 온열질환을 심각하지 않게 여겨 그대로 열에 방치하면 열 탈진, 열사병 등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열 탈진은 중심체온이 37도 이상 40도 이하로 증가하면서 힘이 없고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함, 근육경련, 의식의 경한 혼미, 중등도의 탈수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전해질 불균형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의 경우 열사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열 탈진을 신속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열 탈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환경(자연 그늘, 냉방 차량, 에어컨이 설치된 건물)으로 이동해야 한다. 시원한 공간에서 과도한 의복은 벗기고 스포츠음료 등 전해질을 함유한 찬 음료를 마시면 대부분 금방 회복할 수 있다.

체온 조절 중추의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장시간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몸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를 열사병이라고 한다. 열사병으로 진행이 되면 중심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성인보다 아이들은 발작, 정신 착란, 환각, 운동 실조증, 구음 장애 또는 혼수상태와 같은 더 중대한 신경학적 증상을 보인다. 심박 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빨라지며, 구토와 설사도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의식이 저하될 경우 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정 교수는 “어린아이는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다”며 “초반에 증상이 가볍다고 무시하면 열 탈진, 열사병 등 중증 온열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아이의 체온을 수시로 체크하고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하는 등 체온과 수분 관리를 꾸준히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38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47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주부터 절반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