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강초등학교 엄마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먼저 듣고 시작하시죠.”
18일 저녁 7시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이 염강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한 ‘염강초 통폐합 관련 지역주민 설명회’ 시작에 앞서 학부모들과 교육청 관계자들의 언성이 오고갔다.
그 동안 서울 강서구 마곡 제2중학교 개교에 따라 폐교 대상으로 지목된 염강초 학부모들은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무차별적 학교 폐지에 반발하며 교육청 및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폐교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이 날은 2014년 염강초 폐교가 거론이 된 이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번도 개최된 적이 없었던 공개 설명회를 갖는 첫 자리다.
이 자리에는 학부모 100여명과 교육청 관계자 및 지역구 의원들이 참여했다.
먼저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폐교 근거자료 요청 △엠보팅(모바일 투표)거부 △공정한 절차에 따른 의견수렴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서울시 교육감 면담 및 학교 통폐합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주장했던 “소규모 학교 유지의 중요성 및 학교 통폐합은 주민의 합의가 중요할 것”이라는 발언을 부각시키며 통폐합의 무의미함을 강조했다.
특히 특수학급에 다니고 있는 장애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적응에 가장 어려운 장애학생들의 학교 생활은 어떻게 책임질 것 이냐”며 구체적인 대안과 대책없이 통폐합만 운운하지 말라며 분노했다.
진영학 교육청 행정지원국장 및 교육청 직원들은 학부모들의 질문에 진땀을 빼며 애매한 답변을 이어갔고 답답한 학부모들은 폐교 될 학교에 다닌다는 불안함에 결정날짜를 요구하며 고성이 오갔다.
간극을 좁히지 못한 의견대립에 장상기 서울특별시회 의원은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는 인정한다”며 “현재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기에 학부모들 모두가 반대하는 폐교는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규모 학교 폐교 반대 언급을 한 조 교육감과 함께 의논을 하겠다”고 학부모들을 달랬다.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도 이어졌다.
장경희 염강초 교장은 “그 동안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등 꾸준한 노력이 2017~2018년 지속적인 신입생 수 증가로 이어졌다며 교육청에서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울먹였다.
결국, 2시간 가량 진행된 설명회는 학교, 교육청, 학부모 등 협의체 구성을 통해 재논의를 거치겠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됐다.
끝으로 염강초 학부모 대표는 “학부모들이 이렇게 분통을 터트리는 데는 소통과 공감없는 불통행정이 이유였다”며 “앞으로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마음에 새겨달라”고 교육청관계자들에게 첨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가양초와 염경초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염강초 통폐합 관련 지역주민 설명회는 취소 통보가 전해진 상태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