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시 첫 폐교 결정 염강초 설명회 가보니...학부모들 "의견 수렴 없는 통폐합 결정 무효"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7-19 11:20 수정일 2018-07-19 11:24 발행일 2018-07-19 99면
인쇄아이콘
IMG_9743
장경희 염강초 교장은 18일 저녁 7시 염강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된 ‘염강초 통폐합 관련 지역주민 설명회’에서 학부모들과 교육청관계자들에게 “학생,학부모 모두 폐교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신입생이 늘어나고 있는 염강초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며 호소했다. (사진제공=염강초등학교)

“염강초등학교 엄마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먼저 듣고 시작하시죠.”

18일 저녁 7시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이 염강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한 ‘염강초 통폐합 관련 지역주민 설명회’ 시작에 앞서 학부모들과 교육청 관계자들의 언성이 오고갔다.

그 동안 서울 강서구 마곡 제2중학교 개교에 따라 폐교 대상으로 지목된 염강초 학부모들은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무차별적 학교 폐지에 반발하며 교육청 및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폐교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이 날은 2014년 염강초 폐교가 거론이 된 이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번도 개최된 적이 없었던 공개 설명회를 갖는 첫 자리다.

이 자리에는 학부모 100여명과 교육청 관계자 및 지역구 의원들이 참여했다.

먼저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폐교 근거자료 요청 △엠보팅(모바일 투표)거부 △공정한 절차에 따른 의견수렴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서울시 교육감 면담 및 학교 통폐합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주장했던 “소규모 학교 유지의 중요성 및 학교 통폐합은 주민의 합의가 중요할 것”이라는 발언을 부각시키며 통폐합의 무의미함을 강조했다.

특히 특수학급에 다니고 있는 장애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적응에 가장 어려운 장애학생들의 학교 생활은 어떻게 책임질 것 이냐”며 구체적인 대안과 대책없이 통폐합만 운운하지 말라며 분노했다.

진영학 교육청 행정지원국장 및 교육청 직원들은 학부모들의 질문에 진땀을 빼며 애매한 답변을 이어갔고 답답한 학부모들은 폐교 될 학교에 다닌다는 불안함에 결정날짜를 요구하며 고성이 오갔다.

간극을 좁히지 못한 의견대립에 장상기 서울특별시회 의원은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는 인정한다”며 “현재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기에 학부모들 모두가 반대하는 폐교는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규모 학교 폐교 반대 언급을 한 조 교육감과 함께 의논을 하겠다”고 학부모들을 달랬다.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도 이어졌다.

장경희 염강초 교장은 “그 동안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등 꾸준한 노력이 2017~2018년 지속적인 신입생 수 증가로 이어졌다며 교육청에서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울먹였다.

결국, 2시간 가량 진행된 설명회는 학교, 교육청, 학부모 등 협의체 구성을 통해 재논의를 거치겠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됐다.

끝으로 염강초 학부모 대표는 “학부모들이 이렇게 분통을 터트리는 데는 소통과 공감없는 불통행정이 이유였다”며 “앞으로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마음에 새겨달라”고 교육청관계자들에게 첨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가양초와 염경초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염강초 통폐합 관련 지역주민 설명회는 취소 통보가 전해진 상태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IMG_9613
진영학 강서양천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이 학부모들의 통폐합 진위여부에 대한 계속되는 질문에 “통폐합에 대한 결론이 난 것이 아닌 의견수렴을 하는 자리”라며 즉답을 피했다. (사진제공=염강초등학교)
KakaoTalk_20180718_084327388
가양초와 염경초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염강초 통폐합 관련 지역주민 설명회는 취소 통보가 전해진 상태다. (사진제공=염경초 학부모)